‘비전 프로’로 쓴맛을 본 애플이 내년 새 확장현실(XR) 기기를 출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올 하반기 비전 프로 업데이트 버전을 내놓고 2027년에야 비전 에어·스마트 글래스 형태 기기 등을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9월 인공지능(AI)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을 선보이는 삼성전자·구글에는 호재다.

29일(현지 시간)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는 애플 새 XR 기기가 2027년부터 출시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애플이 현재 7개 XR 기기군을 개발 중이지만 현 비전 프로 판매량이 부진한 만큼 차기작 출시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애플은 우선 올 하반기 현 비전 프로의 M2 칩셋을 M5로 업그레이드한 버전을 내놓는다. 칩셋 외 다른 변경 사항은 없어 ‘신제품’이라 할 수 없고 최대 판매량 또한 20만 대 이하로 전망된다. 애플의 신형 XR 기기는 2027년 2분기 양산에 돌입할 스마트 글래스와 3분기 양산할 비전 에어로 관측된다. 스마트 글래스는 디스플레이 없이 음성과 제스처로 동작하고, 비전 에어는 기존 비전 프로를 40% 가량 경량화한 염가형 헤드셋이다.
비전 프로 칩셋 개선으로 내년까지 시장 성숙을 기다린 후 내후년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빠르게 XR에 통합 중인 AI 기술력이 뒤처진다는 점이 애플의 발목을 잡는다. 애플은 현재 아이폰 AI 도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구글 AI 기술력을 발판 삼아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AI XR 기기’ 시장에 진출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실물을 공개한 프로젝트 무한을 늦어도 올 9월에 정식 출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