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누가 만든 순위인가”…수험생 흔드는 '대학 순위표' 실체

2025-10-26

2026학년도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입시 커뮤니티마다 '대학 순위표'가 쏟아지고 있다.

'서연고성한서중시경이외건동홍숭','서카포연고서성한지유디중시이경한건동홍' 등 각기 다른 기준으로 만든 순위표가 빠르게 확산되며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출처와 평가 기준이 불분명한 순위표가 잇따라 퍼지자 “공신력 없는 정보가 입시 전략을 왜곡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수를 준비 중인 김 모씨는 “비슷한 수준의 대학들은 입결이 매년 달라지는데 왜 이걸 굳이 순위표로 만들어서 수험생이 참고하는 사이트에 공개적으로 올리는지 의도를 모르겠다”며 “누군가는 재미로 보는 것이라고 하지만 정보가 부족한 수험생이나 학부모는 그대로 믿고 지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원의 한 수험생 학부모는 “학교에서 어떤 정보를 참고해야 하는지 안내받지 못했다”면서 “입시를 처음 치르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공신력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찾아볼 수 있도록 안내가 있다면 온라인에 떠도는 정보보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대학 순위표는 대학 동문이나 흔히 말하는 훌리건이 의도적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어 너무 믿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대학 순위가 다른 것은 어떤 정보를 기준으로 삼느냐에 있다. The 타임스 세계대학랭킹이나 QS는 연구 피인용수, 교원 수, 유학생 비율, 지속가능성 등을 통해 세계 대학을 평가한다.

수험생들이 주로 참고하는 지표는 '입시 결과(입결)'를 기준으로 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경우도 '어디가'에 공시된 70컷·50컷, 대학이 자체 공개한 입결, 학생부 등급, 수능 성적의 백분위, 원점수 등 반영 요소가 다양하다. 반영 요소를 통일하더라도 최근 몇 년간의 데이터를 반영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박건영 이투스에듀 입시센터장은 “대입에서 말하는 커트라인은 학생이 얻은 점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 대학에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지표로 외부 평가 요소를 반영한 대학 평가 순위와는 목적 자체가 다르다”며 “입시 전략을 수립할 때는 보다 객관적인 기준을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과거 학력고사 시절처럼 대학별 반영 비율이 유사했을 때는 의미가 있었겠지만, 지금은 각 대학의 반영 비율이 달라지면서 큰 의미가 없어졌다”면서 “자신의 백분위를 놓고 대략적으로 위치를 파악하는 정도로만 참고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대학 간 서열보다는 각 대학의 요소와 기준 등을 잘 판단해 입시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소장은 “입시기관, 고교에서 제공하는 배치표, 어디가 자료, 각 대학의 전년도 입시 결과 등을 모아놓고 봐야한다”며 “자료를 보다 보면 공통요소가 있는데 그 공통요소를 가지고 자신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 소장은 “큰 틀에서 자신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대학별 비교를 통해 판단한 뒤에 대학별 비교보다 각 대학에서 어떤 점수와 요소를 반영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며 “국어·수학·영어·탐구 비율을 '단순 합산점수'로 만든 온라인 배치표, 지원 참고표 등을 참고해 세밀하게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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