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림축산식품부가 내년 예산안에 인공지능(AI)과 스마트농업 관련 사업을 대거 반영했다. 전체 예산은 20조350억원으로 올해보다 6.9% 늘었으며 농식품부는 증가분 가운데 상당 부분을 AX(Agri Transformation) 플랫폼, 스마트농업 확산, 유통 디지털화 등 신규 디지털 사업에 배정했다.
1일 농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에 민관 합동투자 방식으로 국가 농업 AX 플랫폼을 신설하고 705억원을 투입한다. 데이터와 AI 기술을 접목해 스마트농업·축산과 전후방 산업으로 확산하겠다는 계획이다. 'AX-스프린트(Sprint) 300' 사업도 새로 시작해 농식품 기업 30곳을 선정하고 675억원을 지원한다. 짧은 기간 안에 현장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성과 중심 모델로, 작물 생육과 기상 대응 컨설팅, 축산 급이·방역 운영, 반려동물 건강 모니터링 같은 서비스가 대상에 오른다.
농식품 연구개발(R&D) 예산은 올해 2267억원에서 내년 2612억원으로 15% 이상 확대됐다. AI와 기후위기 대응,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신규 과제가 편성됐다. 박수진 농식품부 기획조정실장은 지난 29일 브리핑에서 “AI와 디지털을 농업 전반에 연결해 생산성과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며 “업계 수요와 아이디어를 매칭해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현장 보급 사업도 강화된다. 노지 주산지 스마트 솔루션 보급에는 103억원, 중소농 전용 K-스마트팜 모델 지원에는 21억원이 배정됐다. 정부는 양파 같은 채소류와 대규모 곡물 주산지에 데이터 관리와 기계화를 결합하고 유통까지 연계해 국산 농산물의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스마트농업 혁신 펀드는 1000억원 규모로 새로 조성된다. 농식품부는 투자 운용사와 협의해 내년 중 결성을 마무리하고 민간 자본과 연계해 신산업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생산·유통 연계 예산도 늘었다. 온라인 도매시장 참여자 바우처 지원에 186억원, 스마트 산지유통센터(APC) 확충에 387억원이 반영돼 출하부터 정산까지 이어지는 데이터 기반 일관 체계를 구축한다.
박 실장은 “AI와 디지털을 농업의 전후방 산업에 연결해 체질 전환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