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신인 투수들이 홈 팬들 앞에 첫선을 보였다. 시범경기 마운드에 오른 김태현(20)과 박세현(19)은 당찬 투구로 주어진 이닝을 막아내며 2025시즌 롯데 ‘공격 야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025 드래프트에서 롯데의 ‘원픽’이었던 1라운드 전체 4순위 김태현은 지난 10일 LG와의 시범경기에 구원 등판했다.
김태현은 팀이 2-7로 지고 있던 7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2600명 홈 관중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도 기죽지 않았다. 첫 타자 이영빈을 땅볼로 잡은 뒤 문정빈과 송찬의를 상대로 직구를 던져 연달아 뜬공 아웃을 이끌어냈다. 김태현은 공 10개로 이닝을 순식간에 삭제했다.
김태현은 8회에도 투구를 이어갔다. 이번에는 LG의 베테랑 주전 선수들을 상대했다. 오지환에게 2루타를 얻어맞은 뒤 제구가 흔들리며 폭투가 나왔다. 이때 포수의 송구 실책으로 오지환이 홈으로 들어왔다. 이후 2사 2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김태현은 차분하게 마지막 타자 김민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이닝을 끝냈다.
김태현은 이날 2이닝 동안 직구 12개, 커브 4개, 슬라이더 3개, 포크볼 10개를 포함해 29개의 공을 던졌다. 스트라이크 18개에 볼 11개, 최고 구속은 시속 141km였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김태현에 대해 “경기 운용은 괜찮게 하는데 구속이 더 올라와야 한다”라며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태현은 스프링캠프 기간 햄스트링을 다쳐 훈련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안정적으로 프로에 적응하고 있다. 실전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보여준 김태현의 1군행 전망은 더 밝아졌다.

2025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14번 신인인 박세현은 처음 실전 등판한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클러치 상황에서의 위기 대처 능력이 빛났다.
박세현은 지난 11일 LG와의 시범경기에서 2-2로 팽팽히 맞선 8회 1사 1루에 등판했다. 자칫하면 역전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상대는 언제나 달릴 준비가 되어있는 LG이기에 신경 쓸 부분이 많았다. 김테현은 주자를 견제하며 상대 타자에게 직구로 정면승부했다. 이영빈과 구본혁에게 연달아 출루를 허용하며 2사 1·3루가 됐다. 위기일발의 승부처에서 박세현은 마지막 타자 오지환의 헛스윙 삼진을 유도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박세현은 0.2이닝 동안 직구 10개와 슬라이더 2개를 던졌다. 구속은 최고 시속 148km까지 올라갔다.
박세현은 경기 후 “주자가 있는 상황에 등판했기에 눈앞에 있는 타자 한 명 한 명과의 승부에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도 역전 실점을 막은 박세현의 투구를 칭찬했다.
박세현의 성공적인 데뷔전의 일등 공신은 같은 팀 선배 김원중이었다. 박세현은 “스프링캠프에서 김원중 선배님이 캐치볼 파트너를 하며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라며 “캠프 동안 제 장점인 직구와 슬라이더를 완벽히 만들어서 돌아가자고 하셨는데 오늘 김원중 선배님의 조언대로 직구와 슬라이더에 집중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