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런 머스크의 정부효율부 작업 일환
- 암호화폐 시장 촉진・ ‚메이드인아메리카’ 비트코인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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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경제신문 =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10일(월요일=미국 워싱턴 D.C. 시간 기준) 미 재무부에 새 1센트 짜리 ‚페니’ 동전의 주조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AP 뉴스 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소식이 언론에 보도된 지 하루 전날인 2월 9일 일요일 저녁 시간, 뉴올리언스에서 개최된 수퍼볼 미식축구 경기를 관람한 직후 자신 소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소셜(Truth Social) 계정을 통해서 ‚그동안 미국은 개당 생산가 2센트가 넘는 1센트 짜리 동전을 너무 오랜 세월 동안 주조해왔으며, 동전 액면가 보다 생산비가 더 드는 페니를 계속 생산하는 것은 국가적 낭비’라고 판단해 1센트 새 동전 주조를 중단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일명 ‚페니(penny)‘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미화 1센트 동전은 동전이 표방하는 액면가 보다 주조가가 더 비싼 이른바 ‚마이너스 시뇨리지(seigniorage, 화폐주조세)‘ 동전으로 알려져 있다.
美 조폐국에 따르면, 2024년 현재 기준으로 1센트 짜리 미화 동전 제작비는 동전 당 3달러 68센트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참고로, 100센트=1달러 가치로, 우리나라 돈 약 14원 가량된다.
임기 2기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일런 머스크(Elon Musk)가 이끄는 ‚도지(DOGE)‚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가 전격 단행 중인 미연방 기관들에 대한 재정 검토 및 지출 효율화 작업의 일환이다.
과거 트럼프는 선거 유세 동안 미 화폐 제도에서 페니 동전의 제거를 논의하거나 공략한 적이 없다.
그러나, 머스크는 자신 소유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X의 1월 22일 자 포스팅에서 ‚개당 제작비 3센트가 넘으며 미화 1억 8,000만 달러에 가까운 미국 국민의 세금(2023년 기준)을 소요하는 페니 동전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실제로, 미 재무부 산하 미 조폐국은 2024년 연간 보고서에서 2024년 한 해 동안 32억 달러(우리 돈 약 4조 6,430억 원) 어치의 액면가 페니 동전을 제조하는데 8,530만 달러(우리 돈 약 1,238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이로 해서 미 조폐국은 19년째 연속으로 새 페니 동전 제조가 손실을 입은 셈이다.
미국 역사를 거슬러 볼 때, 새 페니 주화의 주조 폐지론이 쟁점으로 떠오른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현재 미국 시중에서 1센트 짜리 동전은 현금 거래 시 사업자와 구매 고객 사이에서 거스름돈으로 법적으로 통용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위가 너무 작아 사용이 기피되거나 분실되는 되는 경우가 흔하다.
게다가 지불 및 결제의 디지털화로 신용카드 및 전자 결제 방식에 비해 동전 사용률은 더욱 저조해졌다.
지난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구글 행아웃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1센트 동전을 없애는데 동조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고, 이어서 2017년 존 매케인 공화당 출신 상원의원도 1센트 동전 주조 중단 및 영향력 평가를 추진하자는 입법을 제안했지만 법안 통과 및 시행에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미국인들이 ‚페니’ 동전 철폐를 반대하는 이유로 1) 금속 주화 화폐에 대한 막연한 정서적 노스탤지어 요소와 2) 미 달러 최소 화폐 단위 철폐에 따른 ‚반올림 세금(rounding tax)’에 대한 우려가 꼽힌다.
반올림 세금이란 잔돈 거래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계산서 총계의 마지막 숫자를 반올림하는 셈법으로, 이로 인해서 전반적인 소비자 가격 인상이 더 악화돼 특히 저소득층 가계에 경제적 타격을 미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1센트 ‚페니‘ 동전을 둘러싼 유무용론이 오가는 사이, 트럼프 대통령의 페니 동전 신규 제조 폐지안 추진에 숨은 궁극적 의도는 현금이 불필요한 사회 즉, ‚캐시리스 사회(cashless society)‘로 나아가기 위함이라는 게 금융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디지털 금융 기술 미국 주도 강화(Strengthening American Leadership in Digital Financial Technology)‘로 명명된 행정명령을 승인했다. 이 행정명령은 미국 연방정부가 암호화폐 관련 법제 및 규제를 직접 통제하고 미연방준비제도가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직접 발행하는 것을 막으려는 사전 조치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비트코인을 미국 암호화폐 시장에 보유시키고 개별 사설 은행들이 암호화폐 보유고를 관리하도록 함으로써 암호화폐를 제도 금융권에서 규제・성장시키겠다는 의도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제2기 임기 공략과 부합하는 정책과 근접한다.
참고로, 캐나다는 이미 2012년부터 캐나다 통화 1센트 신 주화 주조를 중단했다.
유럽에서도 에스토니아를 비롯한 12개 EU 회원국들이 2025년부터 시중에서 1센트와 2센트 동전의 단계적 유통 중단에 들어갔다. 유럽에서 핀란드, 네덜란드, 아일랜드, 이탈리아, 벨기에, 슬로바키아 등 6개 나라에서는 벌써 잔돈 5센트 단위로 반올림하는 계산제를 시행 중이다.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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