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들에게 카카오톡으로 메시지 남기고 연락 두절…행방묘연
"사장 도주…부도상황" 직원들에게 공지 돼
직원들 사이 "사장이 법인 인감 들고 도망쳤다"소문도
[서울=뉴스핌] 노연경·송현도 기자 = 밀폐 용기를 최초로 생산한 곳으로 유명한 창립 53년 생활 용기 제조업체 사장이 부도가 임박하자 연락이 두절됐다. 일부 직원들은 본사에 출근하고 있지만 사장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6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가산디지털단지에 본사가 위치한 K기업의 구 모 사장은 지난달 31일부터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연락이 두절됐다.
이날 오후 4시 30분쯤 취재진이 해당 기업 본사에 도착했을 때 구 사장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회사는 마치 개점 휴업 상태처럼 출입문 부근부터 불이 꺼져 있었고, 일부 부서의 직원들만 분주히 소포 등을 나르고 있었다.
직원들에 따르면, 구 사장은 지난달 말 돌연 임원들에게 "나를 용서하지 마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남기고 연락이 두절됐다. 이 회사는 최근 부도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사장이 메시지와 함께 종적을 감춘 뒤 모 임원은 지난달 31일 직원들을 소집해 해당 사실을 알리고 "구 사장이 도주했다"고 알렸다. 이에 직원들이 "그럼 우리는 부도 상황이냐"라고 묻자 해당 임원은 "부도 상황이다"라고 답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구 사장이 법인 인감을 들고 사라졌다"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사무실에서 취재진이 마주친 직원들은 "저희도 직원이다 보니 제대로 아는 정보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구 사장의 현재 위치와 경찰 신고 여부 역시 출근한 직원들은 "알지 못한다"고 답변해, 구 사장의 행방은 묘연하다.
구 사장은 지난 1971년 해당 제조 기업을 창업했다. 이 기업은 밀폐 용기, 물병, 젖병 등 주방용품 및 생활 용기를 생산해 해외에 수출해왔다. 특히 밀폐용기를 국내 최초로 만들어, 국내 플라스틱 밀폐용기 시장 2위까지 차지했던 강소기업이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