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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에서 ‘광속’은 일반적인 의미와 다르게 쓰인다.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사진)이 “광속으로”라고 지시한다면 그것은 단순히 ‘매우 빠르게’라는 뜻이 아니다.
2023년 12월 4일자 뉴요커 기사 ‘선택된 칩’ 등에 따르면 ‘광속’은 이상적인 속도다. 납기 등을 관리할 때 예산이 무제한이고 모든 것이 완벽하게 진행된다는 가정 하에서 가능한 최고 속도를 가리킨다. 관리자는 그렇게 정한 이상적 목표를 기준으로 변수를 바꿔가면서 성취할 수 있는 현실적 목표를 잡는다. 이 기법은 현재 상태에서 출발해 개선 방안을 찾는 방식에 비해 성과가 컸다. 일본에서 1980년대에 창안돼 국내 업체들도 벤치마킹한 이상목표관리시스템과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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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말했다. “경영은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고, 리더십은 제대로 된 일을 하는 것”이라고. 광속 경영으로 기존 품목의 생산을 제대로 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변화가 광속으로 진행되는 산업에서는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인력과 자원의 상당 부분을 제대로 된 일, 즉 미래 사업에 투입해 그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 젠슨 황은 제대로 된 일에 도전하는 모험에 누구보다 과감하다. 이미 대기업들이 줄줄이 실패했고 연구자들로부터도 외면되던 병렬 컴퓨팅을 컴퓨터 부분품에 불과한 그래픽 칩에 도입했다. 이후에도 안주하지 않았다. 게임 밖 현실 세계에 눈을 돌렸다. 병렬 컴퓨팅으로 강력해진 엔비디아의 칩은 연구 등에 활용되다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만나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AI 칩 시장에 브로드컴과 AMD가 도전하는 가운데 중국 딥시크가 엔비디아 칩의 성장 탄력을 제한할지 모른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결과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그의 대응으로 AI 산업의 변화가 더욱 빠르고 넓고 깊게 진행되리라는 점이다.
백우진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