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20m 넘는 ‘태풍급 강풍’에
대전 조립식 건물 도로 떨어져 아찔
의정부선 4800세대 정전 큰 불편
제주 항공기 114편 무더기 결항도
14일도 비바람 쌩쌩… 황사도 덮쳐
초속 20m가 넘는 ‘태풍급 강풍’으로 전국에서 조립식 건물이 바람에 날아가고 담장이 무너지는 등 재산 피해가 잇따랐다. 바람에 날린 낙하물이 전신주를 덮치면서 정전 사태가 일어나고, 항공편은 무더기 결항됐다.
13일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오전 10시 50분쯤 수원시 팔달구의 유흥가인 인계박스 내 도로에 서 있던 입간판이 쓰러지면서 주차된 차량을 덮쳤다. 이 사고로 차량 일부가 파손됐으나, 다친 사람은 없었다. 앞서 오전 10시 30분께에는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에서 수m 길이에 달하는 담장이 보행자도로 쪽으로 무너져 내렸다. 이 역시 인명피해는 없었다. 용인시 처인구에서는 주유소 휴게 부스가 넘어지면서 고립된 1명이 구조됐다.

대전소방본부에는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1시간 동안 대전 곳곳에서 8건의 강풍 피해가 접수됐다. 이날 낮 12시30분쯤 대전 서구 산직동에서는 조립식 건물이 강풍에 날아가 도로 위로 떨어졌다.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건물이 한쪽 도로를 막아 교통이 통제됐다. 정오 쯤엔 대전 중구 문창동에 있는 주상복합건물 9층의 유리창이 강풍에 깨졌다. 깨진 유리가 아래로 떨어졌지만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정전 사태도 속출했다. 경기 의정부시에서는 이날 오전 부러진 나뭇가지가 전선을 건드리며 신곡동 아파트와 주택 4828세대에 1시간가량 정전이 발생했다.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일원에서는 오전 10시34분쯤 정전이 발생해 아파트와 상가 등에 있던 주민들이 피해를 봤다. 울산에서는 오전 6시쯤 울산 울주군 삼남읍 상천리의 한 폐공장 지붕이 강풍에 날아가면서 인근 전신주를 덮쳤다. 지붕이 전선에 걸리며 전신주가 휘어져 인근 마을 50여 세대가 정전 피해를 봤다.

제주에서는 항공기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에 따르면 전날 제주 일대에는 강풍경보와 급변풍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오후 5시40분쯤부터 제주국제공항을 오가는 국내외 항공기 468편 중 114편이 기상악화로 무더기 결항됐다. 항공편은 하루 만인 이날 오전 운항이 정상화됐고, 항공사들은 결항에 따른 체류객들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이날 정규 항공편 외에 출발 15편, 도착 16편을 추가로 투입했다.
월요일인 14일도 강한 비바람과 함께 기온이 내려가면서 겨울 같은 날씨가 이어진다.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아침 최저기온은 1~9도, 낮 최고기온은 9~16도로 예보됐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비바람이 불겠다. 14일부터 15일 새벽까지 예상 강수량은 경기 동부와 강원 내륙·산지, 충북, 광주·전남,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이 5~20㎜, 서울·인천·경기서부 5~10㎜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는 시속 55㎞(초속 15m) 이상의 강풍도 이어지겠다. 몽골 남부, 중국 북부와 황투고원으로부터 이날 황사가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14일도 전국이 황사 영향권에 들 전망이다.
이병훈·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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