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반복적 발생 영향
할러데이 겹치며 상승 압박
가주 일부 매장 일시적 품귀
내년까지 비싼 가격대 전망
할러데이 시즌을 앞두고 계란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어 연말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더욱 높일 전망이다.
이번 주 LA한인마켓에서 판매하는 계란 한 판(20개) 가격은 9.99~12.99달러. 지난 3월 본지가 조사한 ‘한인마켓 주요 식품 가격 추이’의 6.99달러와 비교하면 최고 86%나 뛰어올랐다.
유기농 계란 더즌(12개)은 6.99~7.99달러까지 치솟았다.
LA한남체인 관계자는 “계란 가격이 오름세와 내림세를 반복하다가 조류독감이 다시 발생한 한 달 전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며 “장바구니 필수 식품이지만 소비자 수요가 줄었다”고 말했다.
브렌트 넬슨 농장협회연맹(AFBF) 이코노미스트는 “반복되는 조류독감 발생으로 계란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치솟는 계란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할러데이 시즌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계란 더즌(12개) 전국 평균 가격은 3.37달러로 1년 전보다 30% 올랐다. 캘리포니아 등 일부 지역에서는 계란 가격이 전국 평균치보다 급등하는 추세다.
농무부(USDA)에 따르면 지난주 캘리포니아에서 계란 더즌(12개)은 약 5.26달러에 판매됐다. 전년 동기 2.81달러에서 거의 90%나 급등했다. 자연방사(cage free) 사육을 요구하는 가주의 닭 사육시설에서 고병원성 조류독감(HPAI)이 확산한 영향이다.
미국계란위원회는 최근 발견된 HPAI 사례의 약 60%가 자연방사 사육 농장과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전국 약 3억 마리 중 40% 이상이 자연방사로 사육되고 있다. 에밀리 메츠 미국계란위원회 회장은 “캘리포니아, 유타, 오리건, 워싱턴에서 최근 발병이 시작됐고 그 중 3개 주는 자연방사 사육 방식”이라고 분석했다.
HPAI의 발병은 2022년 2월부터 전국에서 공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하는 등 거의 3년 가까이 농부와 소비자에게 골칫거리가 되어 왔다.
현재까지 48개 주에 걸쳐 1억780만 마리가 영향을 받았다. HPAI가 검출된 후 2023년 1월에는 계란 가격이 더즌(12개)당 4.82달러로 기록적으로 급등했다.
최근 캘리포니아 컨 카운티에서 100만 마리 이상 살처분됐고 지난주에 220만 마리에서 HPAI가 확인됐다. 지난 10월 중순부터 HPAI로 280만 마리의 닭이 폐사됐다.
농무부(USDA)는 HPAI 확산으로 전국 계란 생산량이 지난달 전년 대비 2.6% 감소했고 올해 총 계란 생산량은 전년 대비 1%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캘리포니아에서 계란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홀푸드나 트레이더조 같은 매장에서는 일부 계란 제품에서 일시적인 품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남은 기간에 이어 내년까지도에도 계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