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진열대에서 읽는 2025년 소비 트렌드 3가지

2025-01-28

편의점은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유통채널이다. 소셜미디어에 익숙한 10대와 20대가 편의점의 주 고객층인데다, 편의점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타사와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해 고객을 끌어모아야 할 필요성도 커졌기 때문이다.

2023년 말 기준으로 전국 편의점은 약 5만5580여곳이다. 인구 약 1000명당 편의점이 1곳씩 있는 셈이다. e커머스에 밀린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역성장하는 동안 편의점만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유일하게 5년째 매출이 성장 중이기도 하다. 편의점 진열대만 살펴봐도 최근의 소비 흐름과 최신 트렌드를 짐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올해 편의점 간편식의 키워드는 ‘초저가’다. 편의점은 보통 ‘대형마트보다 접근성은 좋지만 다소 비싼 곳’으로 통했는데, 최근에는 저렴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넘어 아예 1000원 미만으로 가격을 극단적으로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는 분위기다. CU는 최근 1000원짜리 삼각김밥을 리뉴얼해 가격을 990원으로 10원 낮춘 ‘땡초어묵 삼각김밥’을, 세븐일레븐은 800원짜리 ‘세븐셀렉트 착한아메리카노’를 출시했다.

CU 관계자는 “10원 단위까지 가격을 낮추는 것은 고물가와 불경기로 인해 소비자의 가격 민감도가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CU의 1000원 이하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29.8% 신장하며 최근 3년 새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GS25가 2023년 11월 출시한 900원짜리 컵라면 ‘면왕’과 지난해 8월 출시한 ‘500원·800원 아이스크림 5종’, 10월 출시한 550원짜리 봉지라면 ‘리얼소고기라면’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마트24도 1900원짜리 김밥 등을 최근 출시했다.

코로나19 이후 젊은 층을 중심으로 떠오른 ‘헬시플레저’ 트렌드를 겨냥한 신상품 출시도 활발하다. 헬시플레저는 건강을 뜻하는 건강을 뜻하는 ‘헬시(healthy)’와 즐거움을 뜻하는 ‘플레저(pleasure)’의 합성어로 즐겁고 지속할 수 있는 건강관리를 추구한다는 뜻이다.

세븐일레븐이 최근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와 협업해 출시한 도시락, 삼각김밥 등 ‘저속노화 간편식’은 특히 엑스 등 소셜미디어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그동안 편의점 도시락이나 삼각김밥은 저렴하지만 자극적이고 영양소가 불균형하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닭가슴살과 잡곡밥이 들어가 단백질 함량을 높이고 나트륨을 줄인 간편식이 등이 건강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GS25는 닭가슴살과 계란 등을 활용해 단백질 함량을 높인 주먹밥 2종을 출시했고, 1월 한달간 식단관리 메뉴 증정행사 등을 진행했다. 이마트24도 최근 글로벌 피트니스 브랜드 ‘F45’와 손잡고 운동 전후 먹을 수 있는 담백한 건강식을 콘셉트로 한 간편식을 선보였다. CU도 2021년 처음 출시한 ‘The건강식단’의 신상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단백질 간식이나 저당 음료, 샐러드, 과일 등 건강식 카테고리 매출도 꾸준히 상승세다. GS25에 따르면 ‘저당’, ‘저칼로리’, ‘제로슈거’ 등 로우스펙푸드 제품군의 매출 신장률은 2022년 93.3% 2023년 126.3%에 달한다.

1020세대에게 화제의 음식을 먹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등 숏폼으로 ‘인증’하는 문화가 자리잡으며 편의점들은 지난해 ‘유행템(유행+아이템)’ 개발로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여름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가 들어간 ‘두바이 초콜릿’이 유행하자, 편의점업계는 앞다퉈 동종·유사 상품을 출시하며 경쟁했다. 스모어 쿠키, 밤 티라미수 등 인스타그램과 틱톡에서 유명세를 떨친 다른 디저트들이 뒤를 이었다.

올 초에는 ‘수건 케이크’ 출시 경쟁이 벌어졌다. 수건케이크는 말 그대로 접힌 수건 모양의 케이크로, 얇은 크레이프 안에 크림 등을 넣어 만든다. 중국 디저트인 ‘마오진젠’에서 유래했다. CU가 지난 2일 편의점 중 처음으로 수건 케이크를 팔기 시작해 4일 만에 완판시켰고, 뒤를 이어 GS25와 세븐일레븐도 수건 케이크를 출시했다.

‘소셜미디 제철 음식’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디저트 유행 주기가 갈수록 짧아지며 올해도 편의점들의 디저트 출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지난해 말 내놓은 ‘편의점 업계 리뷰 및 주요 동향’ 보고서를 보면, 판매량이 상위권인 편의점 인기 제품의 상품생애주기(PLC)는 과거 평균 22개월가량이었지만 최근 들어 최소 4개월로 짧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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