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 ‘튜나 버디’로 외국인 선원에 24시간 답변”…AI에 빠진 동원그룹

2024-10-24

“5대양을 누비는 동원의 조업 선원 중 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 등 외국인 비중이 70~80%다. 챗봇 ‘튜나 버디’를 활용하면 그들의 모국어로 업무 관련 전문 분야에 대해 24시간 질의응답이 가능하다.”(김시진 동원산업 해양수산본부 대리)

“선박은 해상 조업 중 모바일 데이터 사용량이 제한돼 있는데 이에 대한 고민은 없었는지 궁금하다.”(김남정 동원그룹 회장)

24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4 동원 GPT 경진대회’ 현장. 인공지능(AI) 활용법에 대한 발표가 끝날 때마다 객석에서 뜨거운 응원과 날카로운 질문이 함께 쏟아졌다. 지난 2월 동원그룹은 오픈AI의 챗GPT를 기반으로 한 사내 업무용 플랫폼 ‘동원 GPT’를 도입했다. 동원그룹 직원들이 참여한 이번 경진 대회는 동원 GPT와 AI 기반의 업무 혁신 방안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동원그룹, 첫 GPT 경진대회 개최

지난 6월 대회 개요가 발표된 후 동원산업,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그룹의 주요 계열사 300여개 부서, 1000여 명은 4~5명씩 팀을 꾸려 총 227건의 아이디어를 출품했다. 이날 열린 본선에서는 계열사별 예선과 사내외 AI 전문가 평가를 통과한 10개 팀이 발표에 나섰다. 참가자들은 해양 조업 지원 AI 솔루션, 젖소 목장 컨설팅 프로그램, 영업 활동 지원을 위한 AI 시스템 등에 대한 사업부별 업무 방안을 제안했다.

심사는 사내외 전문가들이 맡았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김재철AI대학원의 심현정·신기정 교수와 이문태 미국 일리노이대 교수, PwC·삼성전자 소속 AI 전문가들은 기술 부문 심사위원으로 자리했다. 동원그룹 창업주인 김재철 명예회장과 김남정 회장을 비롯해 각 계열사 대표들은 사업 적합도와 효율성 등을 평가했다.

김 회장은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길 기대하며 대회를 개최했다”며 “아직은 비용 절감이나 편의성을 목표로 하는 아이디어가 많지만 앞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추가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원그룹은 지난 2020년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본부를 설치하고 AI혁신실을 운영하는 등 사업별 AI 교육과 활용에 주력하고 있다. e메일과 보고서 작성, 빅데이터 분석 같은 서류 작업과 포장 용기 디자인, 물류센터 재고관리 등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참치의 등급을 선별하거나 어군을 탐지할 때, 통조림 속 가시 등 이물질을 검출하는 일에도 AI를 도입했다. 최근에는 업무 관련 AI 기술 5종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다.

김 회장은 이런 활동에 창업주인 김재철 명예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명예회장이) AI가 한국이 잘 살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보고, 사업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싶어 하셨다”며 “개인적으로 KAIST를 지원하신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사에 참여한 김 명예회장은 “한국이 AI에서 뒤처진다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 명예회장은 지난 2020년 KAIST에 국내 AI 인재 양성을 위해 써달라며 사재 500억원을 기부했다. 이에 KAIST는 AI대학원의 명칭을 김재철AI대학원으로 변경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AI 교육기관을 목표로 교육·연구시설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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