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나만 못생기게 그렸지”… 트럼프가 싫어한 '초상화' 결국 철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악”이라는 악평한 초상화가 결국 철거된다.

24일(현지 시각) NBC 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누구도 자신을 그린 나쁜 사진이나 그림을 좋아하지 않지만, 콜로라도 주지사가 주의회 의사당에 설치한 초상화는 본적도 없는 수준으로 의도적으로 왜곡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초상화는 콜로라도 주의회 3층 갤러리에 전시된 것으로, 현직 대통령인 그의 것뿐만 아니라 역대 대통령들의 초상화가 전시돼 있다.

전시된 초상화는 영국 출신 예술가 사라 보드먼이 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드먼에 대해 “나이가 들면서 재능을 잃어버린 것 같다”면서 “버락 오바마의 것은 정말 멋있지만 내 초상화는 '정말 최악'”이라고 불평했다.

그는 콜로라도 주지사인 민주당 소속 제러드 폴리스를 '급진 좌파 주지사'라고 부르면서 당장 초상화를 철거하라고 했다.

콜로라도 하원 민주당 대변인은 “공화당이 국회의사당에 걸려 있는 트럼프의 초상화에 시간과 돈을 쓰고 싶다면 알아서 하라”며 “미국 대통령이 콜로라도 주 의사당과 이 곳의 작품에 반응한다는 것이 놀랍다”고 비꼬았다.

철거가 예정되자 되레 전시장에는 초상화를 보기 위한 방문객들이 늘었다.

AP 통신에 따르면 한 트럼프 지지자인 초상화를 보고 “닮은 것 같다. 다른 대통령들보다 더 매끄러운 듯하다. 그림 괜찮다”라고 했으며, 또 다른 방문객은 “좀 통통해 보이긴 하지만, 내가 그린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