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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케이(K)’가 인기인 때가 없습니다. 화장품과 패션을 비롯해 콘텐츠와 굿즈 등 국산 제품이 일본과 중국은 물론 멀리 미국, 유럽과 중동, 남미까지 향하고 있죠. 국내 브랜드나 셀러가 상대하는 시장이 계속해 넓어지는 것도 당연합니다. 원래는 톱티어로 분류되는 유명 제품들이 해외 판매 길을 닦아왔는데, 최근에는 신규 브랜드들도 선발 주자의 방법론을 배워, 수출에 적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요.
이 제품들이 해외로 잘 팔려나가기 위해서는 아주 중요한 우군이 있습니다. 크로스보더 셀러를 지원하는 물류 회사들입니다. 각 나라마다 통관에 대한 정책이나 규제가 세밀히 다른데요, 그런 과정을 잘 살피면서 최종적으로 소비자가 물건을 이상 없이 잘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을 물류 회사들이 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물류 회사들은 실제로 어떤 상품군이 어느 나라에서 많이 팔리는지, 그 수요를 가장 빠르게 파악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최근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주최한 ‘2025 이커머스 비즈니스 인사이트’ 컨퍼런스에 참여한 링크포트 역시 그런 물류 회사 중 하나입니다.
이상영 링크포트 대표는 컨퍼런스에서 “현재 200개 정도의 국가에 배송을 하면서, 현지 창고를 찾아달라, 물류를 해달라는 등의 여러 니즈(요구)를 톱티어 K뷰티 브랜드가 많이 해왔는데, 향후에는 인디 브랜드나 후발 브랜드가 이런 방향성을 잘 이어서 갈 것”이라고 말하면서 “브랜드 입장에서 물류 파트너사를 선정할 때 비용적인 관점도 상당히 중요하지만, 배송 상품의 퀄리티나 물류 파트너와 손잡고 (상품이나 서비스를) 발전시킬 수 있는지 여부도 중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하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이 말은, 현지의 수요를 잘 파악할 수 있는 물류 데이터로 더 나은 상품 서비스를 제공해 시장 영향력을 키우라는 뜻이 되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이상영 대표가 귀띔한 글로벌로 잘 팔리는 한국 상품 카테고리와,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전망에 관한 발표 내용을 일부 정리해봤습니다.
어떤 카테고리가 글로벌로 먹히나
한국의 어떤 아이템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에서 먹혀들어갈까요? 세 가지 아이템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K뷰티입니다. 이상영 대표는 “특정 브랜드들의 경우 미국을 비롯해 해외 B2B 매출이 2배에서 많게는 10배까지 성장하고 있다”면서 “K뷰티 톱티어나 세컨티어 브랜드들이 비슷한 그래프를 그리면서 성장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본과 미국처럼 초기부터 진출한 시장에 이어 지난해부터 유럽과 중동, 동남아로 확장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반대로, 패션의 경우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조금 아쉬운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대표는 크게 두 가지 문제를 짚었습니다.
첫 번째, 아이템의 한계입니다. 일단 우리는 아시안이기 때문에, 최대 소비국가인 미국이나 유럽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고 보는 것입니다. 물론, 무신사처럼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곳도 있는데요. 그렇지만 이런 곳들 역시 일본이나 중국 등에서 더 나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는 것은 주목해 볼 일이지요.
특히, 대만에서 한국 패션이 잘 먹혀들어가고 있다고도 언급했습니다. 이 대표는 “패션의 경우 티몰이나 징동닷컴 같은 곳에 입점해 잘 진행하고 있다”면서 “대만에서 한국 패션에 대한 충성도가 상당히 높고, 온오프라인에서 아주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K팝이 있네요. 이 대표는 “유일무이한 글로벌 팬덤 플랫폼인 위버스샵이 사실상 K팝 전체를 아우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많은 아티스트와 레이블 산하의 이커머스를 많이 흡수한 상태”라고 진단했습니다.
K팝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글로벌’인데요. 그래서 정말로 K팝과 관련한 앨범, 굿즈 등이 글로벌 원활히 수출되고 있고, 이에 따라 물류 서비스 역시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영역입니다. 이상영 대표는 “K팝이 가장 진보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혹은 물류의 영역”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C커머스 플랫폼은?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테무나 쉬인 같은 중국의 이커머스, 일명 ‘C커머스’의 영향력도 점차 커지고 있는데요.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 폭탄이 예고됐습니다. 따라서 쉬인이나 테무와 같은 중국 커머스 플랫폼이 직격탄을 맞고 영향력이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고요.
하지만, 물류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당장 C커머스 플랫폼의 영향력이 급속히 약화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위험이 미리 예고된 만큼 플랫폼들이 선제적으로 대응을 마련하고 있고요. 또, 관세가 붙어 중국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비싸진 그 가격마저 다른 나라 플랫폼과 비교한다면 “그래도 싸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상영 대표는 “아직도 아마존에서 파는 상품과 테무에서 파는 상품의 가격은 차이가 난다”고 말합니다. 아마존에서 파는 것보다 테무에서 파는 제품이 더 싸다는 거죠.
이 대표는 “물류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C커머스는) 쉽게 죽지 않는다, 그들은 방법을 찾아낼 것”이라고 말하면서 “기본적으로 중국 커머스에 판매되는 제품의 공급가가 낮고, 현지 제3자 물류 창고를 활용해 세금 리스크를 줄이는 등의 방법을 브랜드나 물류 회사들이 고심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