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가 “알래스카 LNG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해상 운송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19일 던리비 주지사는 LNG 사업에 관한 중앙일보의 질의에 “운하 병목 문제나 분쟁 해역을 우회하는 저비용의 공급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NG를 미국 동부에서 파나마 운하를 거쳐 한국으로 수송하는 것보다 태평양에서 바로 운항해 통행료를 아낄 수 있다는 강점을 내세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공화당 소속 던리비 주지사는 2018년 첫 주지사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인물이다. 이후 재선까지 성공한 그는 2023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재도전을 위한 경선에 나서자 적극적으로 지지를 표명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전에는 에너지부 장관이나 내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던리비 주지사는 “알래스카 LNG는 한국에 엄청난 경제적·안보적·전략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며 “이번 사업은 알래스카의 저렴하고 깨끗한 천연가스 공급원을 개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에너지 업계와 정책 관계자를 직접 만나 사업 기회에 대한 논의를 기대한다”고 했다. 던리비 주지사는 다음 주 주중에 한국에 도착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등에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를 압박하고 있지만, 사업의 경제성에 대한 우려는 계속 제기되고 있다. 던리비 주지사와 함께 방한하는 알래스카 가스라인 개발공사(AGDC)는 사업 경제성과 관련한 질의에 “알래스카 천연가스는 ‘미개발(고립) 자원(stranded gas)’이기 때문에 JKM(동북아시아 LNG 가격 지표)이나 헨리허브(Henry Hub·미국 천연가스 가격 지표) 같은 에너지 지수의 변동성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언급했다.
AGDC 측은 이번 한국 정부와의 만남에 대해 “최고위급 인사에게 사업을 설명하기 위한 방한”이라며 “글렌파른 그룹(민간 투자 기업)이 알래스카 LNG의 주 개발사인 점도 공식적으로 소개할 것”이라고 했다. 던리비 주지사와 AGDC 대표단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조태열 외교부 장관 등과의 면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논의가 진행 중인 한국 기업에 대해 AGDC는 “주요 에너지 기업 등과 LNG 구매, 사업 투자 기회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짧게 언급했다. 한국에 LNG 공급을 시작할 목표 시기는 “2030년 또는 2031년”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알래스카 LNG 사업의 기회와 리스크를 신중하게 계산한 뒤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390억~440억 달러(약 57조~64조원) 규모로 다른 지역보다 2~3배 높은 수준의 사업비가 부담이다. 북극 혹한의 기후를 뚫고 1300㎞에 이르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해야 한다. 2030년경 아시아 지역 LNG 수요 감소, 세계 LNG 공급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한다면 사업 수익성이 더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