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조세 피난처돼"에 멜로니 발끈…佛·伊 또 불붙나

2025-09-01

우크라이나 전쟁 해법을 두고 충돌했던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다시 맞붙었다.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가 이탈리아의 세금 제도를 문제 삼으며 ‘조세 피난처’라고 주장하면서다.

바이루 총리는 31일(현지시간) 방송 인터뷰에서 이탈리아가 “재정적 덤핑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탈리아가 정액세 제도를 내세워 유럽 내 자산가와 기업들을 자국으로 이전시킨다는 주장이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반박 성명을 내고 “전혀 근거가 없다”며 “이탈리아의 안정성과 신뢰성 덕분에 더 나은 성과를 거둔 것이며 부당한 재정 특례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유럽이 이탈리아를 '재정 피난처'로 이용해 우리 공공재원을 축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탈리아는 거주지를 옮긴 외국인의 해외 소득에 연간 20만 유로(약 3억 2700만원)의 정액세를 부과하고 있다. 기존 10만 유로에서 조세 형평성을 고려해 지난해 두 배 인상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정액세는 여전히 고액 자산가들에게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블룸버그 통신은 “멜로니 총리의 이례적인 개입이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간 충돌로 인한 긴장을 다시 고조시킬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이탈리아 연립정부의 극우 성향 정당 동맹(Lega)의 대표인 살비니 부총리는 친크렘린 인사로 꼽힌다. 지난 20일 그는 마크롱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안전보장군을 파견하자고 제안하자 이를 겨냥해 “원하면 당신이 직접 가라. 헬멧 쓰고 방탄조끼 입고 총 들고 우크라이나로 가라”고 말했다.

프랑스 외무부가 주프랑스 이탈리아 대사를 불러 강력히 항의했지만, 살비니는 도발을 이어갔다. 나흘 만에 다시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예민한 사람”이라며 “마크롱은 낮은 국내 지지율 때문에 수개월 동안 전쟁, 핵우산, 유럽 군대를 반복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수년간 우크라이나 전쟁 해법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왔다. 지난 6월 마크롱 대통령이 이탈리아를 방문해 멜로니 총리를 만나 관계가 개선되는 듯 보였지만, 살비니 부총리의 발언으로 다시 냉각될 위기다.

한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유럽 각국이 우크라이나 안전보장의 일환으로 군대를 배치하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지난주 이른바 ‘의지의 연합’에 참여하는 나라 국방장관들이 모여 “상당히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파병은 국가가 내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주권적 결정”이라며 “각국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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