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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드래프트에서 가장 화두가 된 건 ‘쿠바 특급’ 레오의 행선지였다.
레오는 2023~2024시즌 정규리그 최우수 선수상(MVP)를 받았다. 하지만 그의 소속팀 OK저축은행은 레오와 재계약하지 않았다. 구단 측은 팀의 체질 개선을 하기 위함이라고 했지만 다소 의외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레오를 품에 안은 팀은 현대캐피탈이었다. 1순위였던 대한항공은 요스바니를 영입했고 2순위의 자격을 얻은 현대캐피탈이 레오를 선택했다.
레오와 현대캐피탈은 찰떡 궁합을 자랑했다. 이전 팀에서는 팀이 레오를 향한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에서는 레오가 공격에 대한 모든걸 책임지지 않아도 됐다. 캡틴 완장을 찬 허수봉의 기량이 상승했고 아시아쿼터 신펑도 V리그 첫 시즌부터 인상깊은 활약을 했다. 레오를 주축으로 삼각편대를 형성한 현대캐피탈은 시즌 초반부터 연승가도를 달렸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16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레오 개인적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개인 통산 6천500점을 돌파하는 업적을 쌓기도 했다. 현대캐피탈은 트라이아웃에서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레오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까지만해도 공격에 대한 대부분을 책임져야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허수봉과 나눠서 책임을 지고 있다. 나를 편하게 해주고 신뢰할 수 있는 선수”라며 동료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레오는 우승 경력이 많은 선수다. 2012~2013시즌부터 3년 연속 삼성화재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고 V리그 역사상 남자 선수 중 유일하게 정규리그 MVP 3연패를 달성했다.
OK 저축은행에서도 주포로 활약한 레오는 한국 무대에서 꾸준한 기량을 선보여왔다. 그는 자신의 비결로 “어느 나라에서든 배구는 똑같다. 특별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다”라며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외국인 역할이 중요하고 비중 많이 차지하다보니 체력적으로소모해야될때가 많았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대비하고 보강해서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V리그에서 굵직한 경험을 쌓아온 레오는 이제 오랜만에 통합 우승을 꿈꾼다. 이번 시즌 컵대회 우승, 정규리그 우승까지 차지한 레오는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트로피 3개를 품에 끌어안는 모습을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