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즌 LG에서 활약했던 디트릭 엔스(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무려 8년 만의 메이저리그(MLB) 선발 등판에서 감격의 승리를 따냈다.
엔스는 27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 파크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의 2025 MLB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승리 투수가 됐다. 2017년 MLB 데뷔 이후 8년 만에 따낸 감격의 MLB 첫 선발승이었다. 디트로이트는 엔스의 호투에 타선까지 터지며 8-0 완승을 거뒀다.
엔스는 한국 야구 팬들에게도 친숙한 투수다.
2012년 MLB 신인드래프트 19라운드에서 뉴욕 양키스의 지명을 받았던 엔스는 2017년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꿈에 그리던 MLB 선발 데뷔전을 가졌다. 그해 8월11일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했는데, 2.1이닝 5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인상을 남기는데 실패했다.
공교롭게도 이 경기가 MLB에서 엔스의 유일한 선발 등판이었다. 이후 2021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9차례 등판했는데,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나선 것이었다.
2021년을 끝으로 엔스는 잠시 미국을 떠났다. 2022년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2시즌 동안 11승17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했다. 그리고 2024시즌을 앞두고 일본을 떠나 LG와 계약하며 KBO리그로 왔다.

지난해 엔스는 30경기에 등판해 13승6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하지만 안정감이 부족해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고, 결국 LG는 시즌 후 엔스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그 빈자리를 요니 치리노스로 채웠다.
결국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MLB 도전에 나선 엔스는 디트로이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마이너리그 14경기에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2.89의 좋은 모습을 보였다. A.J 힌치 감독은 이런 엔스를 MLB로 콜업했고, 이날 선발 등판 기회를 줬다.
엔스는 이날 총 77개의 공을 던졌다. 최고 구속은 94.5마일(약 152.1㎞)가 찍혔고, 스트라이크-볼 비율이 55-22로 굉장히 좋았다.
엔스는 1회초 애슬레틱스의 공격을 삼자범퇴로 처리하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2회초에는 2사 후 지오 우르셸라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오스틴 윈스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엔스는 3회초 첫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맥스 슈먼에게 안타를 내준 엔스는 이어 덴젤 클라크를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2루에 몰렸다. 하지만 제이콥 윌슨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브렌트 루커를 병살타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위기를 넘기고 안정감을 되찾은 엔스는 4회초와 5회초를 모두 삼자범퇴로 잡아내고 6회초 시작과 함께 브레넌 하니피와 교체됐다.
엔스의 호투에 디트로이트 타선도 힘을 냈다. 2회말 스펜서 토켈슨의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은 디트로이트는 3회말 1사 1·2루에서 자마이 존스의 2루타로 2점을 더 보탰다. 이어 7회말 글레이버 토레스의 투런홈런으로 2점, 8회말 잭 맥킨스트리의 2타점 3루타를 포함해 3점을 추가하며 쐐기를 박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