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은 현대 혁신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고 있지만, 중요한 점은 AI 알고리즘이 아닌 그것이 일상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아드는가이다. 예를 들어 가상 비서가 알람을 맞추는 것을 넘어 사용자 감정을 파악해 스트레스 관리를 제안하고 외부 일정에 따라 냉난방 온도까지 조절하는 스마트 홈 시스템까지 진화하고 있는 것처럼,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기술적 발전을 넘어 사회의 구조적 재편성을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기술의 보급이 이루어질 때 주목해야 할 점은 기존의 시스템이나 산업이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가이다. 디지털 카메라의 출현으로 필름 카메라 산업이 거의 사라졌고, 차량 공유 서비스가 택시 업계를 뒤흔들었던 것처럼, 현재 우리는 AI, 로보틱스, 양자 컴퓨팅과 같은 강력한 변화 요인들이 동시에 작용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제조, 물류, 의료,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충격이 발생하는 이때, 정부는 데이터 보호 및 AI 윤리 가이드라인과 같은 규제를 마련해야 하며, 교육 기관은 학습 커리큘럼을 혁신해야 한다. 구직자들은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시대에 지속적으로 능력을 업데이트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혁신은 많은 것을 파괴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AI의 발전은 원격 의료를 가능하게 하여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고, E러닝 플랫폼은 지리적 한계를 넘어 2025년까지 375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혁신 기술은 수익성과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지나치게 효율성과 이익만을 추구하면 인간다움을 잃을 위험이 있으며, 반대로 이상적인 방향만 강조하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어렵다. 따라서 혁신 기술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사람들의 삶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CES 2025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미래는 융합하는 자의 시대다. AI를 전공하는 이들은 심리학이나 윤리학,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을 이해해야 하며, 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양자 컴퓨팅의 잠재력을 인식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기업들도 데이터 분석 기업과 협업하거나 바이오테크 스타트업과 손잡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포드와 구글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는 '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는가?'와 '새로운 기회와 문제는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평가해야 한다. 고령화 사회 문제에 특화된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은 시장과 제도를 신속히 파악하고 대응해야 하며, 정책 입안자는 AI가 감시나 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미리 논의해야 한다. 빠르게 적응하는 기업들은 대체로 '계속 배우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직원들에게 새로운 기술 습득을 장려하고, 사내외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한다. 교육 기관도 마찬가지로 AI가 급속도로 발전하는 시대에 맞춰 커리큘럼을 변화시켜야 한다.
이제 우리는 그저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거나 윤리적 AI 활용을 주장하며, 기술로 사회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고민하는 모든 행동이 혁신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퍼즐 조각이 될 것이다. 혁신은 인간의 이야기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술의 코드나 회로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우리 일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가?'이다. “왜?” “어떻게?”라는 질문을 멈추지 말고, 변화 속에서 계속 호기심을 가지고 배워나가길 바란다.
결국, 혁신의 기술은 단순히 새로운 것에 관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변화시키고 연결하며,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에 관한 것이다. 오늘부터 주변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어쩌면 이미 당신의 일상에 스며든 작은 변화가 거대한 혁신의 시작일지도 모른다.
김태형 단국대 대학원 데이터지식서비스공학과 교수·정보융합기술·창업대학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