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 숙제를 해야 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 주에는 국립극단이 명동예술극장(서울 중구 명동길 35) 르네상스 본격화의 일환으로 마련한 ‘한낮의 명동극’을 만나봅니다.
거리극 공연 ‘한낮의 명동극’
한국연극을 대표하는 연극 단체로는 국립극단이 있다. 1950년에 창단한 국립극단은 70년이 넘도록 다양한 창작활동을 통해 우리 연극예술의 발전을 선도하고 공연예술 인재를 양성하며 국내 최대 연극 단체로 발돋움해왔다. 2015년부터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의 운영주체를 맡은 국립극단은 2009년 옛 ‘명동 국립극장’ 건물을 558석 규모의 국내 최대 연극 전용극장으로 새단장했다.

박보영 국립극단 홍보협력팀장은 “명동예술극장은 일제강점기인 1936년 영화관(명치좌)으로 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해방 이후 영화뿐 아니라 연극·오페라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열리는 극장이 됐고, 미스코리아 대회가 열리기도 했어요. 1957년부터 국립극장으로 사용되다 1975년 민간에 매각된 후엔 회사 사무실 등으로도 쓰였죠. 이후 시민 서명운동 등을 통해 2004년 복원공사를 시작했고, 2009년 재개관한 명동예술극장은 42년 만인 2015년 다시 국립극단 전용극장이 됐어요.”
이어 국립극단은 명동예술극장 르네상스 본격화의 일환으로 ‘한낮의 명동극’을 마련했다. 매주 수요일 낮 12시 명동예술극장 야외광장에서 시작되는 ‘한낮의 명동극’은 일평균 유동인구가 7~8만 명에 달하는 명동 중심 거리의 입지적 장점을 활용해 1990년대 이후 쇠퇴한 거리극을 되살린 프로그램이다. 주변 직장인부터 관광객까지 명동을 찾는 사람들의 공연예술 접근성을 높일 수 있게 마당극·낭독극·연희·컨템포러리·서커스·인형극·마임 등 다양한 형태로 10월까지 이어진다. 극적 서사구조를 품은 창작물들로 엄선해 ‘PLAY’로서의 연극, 놀이판 그 자체인 전통극인 연극의 기원을 복기하는 것이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찾은 수요일에는 윤혜진 퍼포머의 가야금이 들려주는 이야기 인형극 ‘곁에서’가 공연됐다. 맑고 우아한 가야금 소리에 바쁘게 오가던 외국인 관광객들도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관람하는 모두와 함께 “따라다라다라단딴~” 노래를 부르고, 때로는 극에 직접 참여하기도 하며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매회 다른 형식과 이야기의 거리극으로 명동예술극장 야외광장을 채우는 ‘한낮의 명동극’은 최소 30분에서 최대 60분까지 공연한다. 별도 예약이나 신청 없이 현장에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추석 명절 연휴 뒤인 10월 15일에는 화이트큐브 프로젝트의 ‘배치-기’(35분), 22일에는 64J의 ‘목림삼’(40분), 29일에는 리퀴드 사운드의 ‘긴:연희해체 프로젝트1’(60분)이 공연될 예정이다.

화이트큐브 프로젝트는 관객에게 새로운 시작의 원동력을 주고자 하는 공연예술단체로, 춤·연기·서커스 등 다양한 장르를 융합하여 관객의 오감을 자극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연을 한다. 컨템포러리 서커스댄스씨어터 작품 ‘배치-기’는 팔레트를 끊임없이 옮기고 쌓는 행위를 통해 목표를 향한 우리 삶의 과정을 그려낸다. 개인의 힘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히지만, 결국 타인과 함께하며 불가능해 보였던 것을 성취해내는 서사를 통해 공연은 잃어버렸던 희망과 관계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며 관객에게 자신의 삶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서커스의 ‘줄’과 에너지의 단위 ‘줄(Joule)’에서 착안해 64kg의 박상현의 신체운용을 위한 에너지의 양을 단체명에 담아낸 64J(줄)은 일상 속 사물들을 낯선 감각으로 비틀어 해학적으로 풀어내고자 한다. ‘목림삼’은 ‘디지털 빌딩숲 속 무뎌진 생(生)의 감각 깨우기: 디지털 세계에 갇힌 사람들을 구해라!’는 주제로 펼쳐지는 서커스다. 만물의 균형을 주관하는 균형의 신이 과도하게 디지털화한 현대사회를 못마땅하게 여겨 균형의 수호를 위해 균형요원들을 보내는데. 과연 요원들은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리퀴드 사운드는 2015년 창단해 전통예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과 협업·창작하는 단체이다. ‘긴: 연희해체 프로젝트 I’은 전통연희를 현대적 무대와 음향, 현대무용의 움직임과 융합해 ‘현대적 연희’의 가능성을 탐구한 공연이다. 반복과 정체, 공백과 포화가 예측 불허하게 교대하는 이들의 움직임 속에서, 전통연희의 모든 재료는 재해석의 대상이 된다.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