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의 측근들을 둘러싼 부패 의혹이 잇달아 제기되면서 정부가 내세운 부패 척결 공약이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안와르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전날 뇌물 수수 의혹이 제기된 샴술 이스칸다르 모드 아킨 정치 비서관의 사임을 수락했다. 그는 “정부는 투명성과 청렴이라는 원칙을 굳건히 지킬 것”이라며 반부패위원회에 “외압 없는 즉각적 수사”를 지시했다.

앞서 현지 매체 말레이시아키니는 샴술 비서관이 ‘사바주 광산 스캔들’에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최근 사바주는 광산 채굴 허가를 두고 고위 관료와 사업가 간 대가성 뇌물이 오갔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 온 사업가 앨버트 테이의 주장에 따르면, 샴술 비서관은 허가 취득에 든 비용을 돌려받도록 도와주겠다며 인테리어 공사비, 가죽 소파·세탁기·건조기·안마의자 등 물품과 35만링깃(약 1억2400만원)의 현금을 요구했다. 테이는 샴술 비서관이 요구한 물품을 정리한 문건이 약 300쪽에 달한다고 했다. 보도 직후 샴술 비서관은 사임을 발표했다.
이 의혹은 안와르 총리의 또 다른 정치 비서가 부패 의혹에 휩싸인 지 수 일 만에 불거졌다. 아마드 파들리 샤리 국민연합 의원은 안와르 총리의 정치 비서 중 한 명이 지난해 병원 건설 프로젝트와 관련해 계약업체 명단이 적힌 서한을 보건부에 보냈다고 주장했다. SCMP는 서한에 포함된 6개 업체 중 4곳이 자격 미달 업체였다고 전했다.
총리 측근을 둘러싼 부패 의혹이 잇따르자 정치권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이어졌다. 집권 인민정의당(PKR)의 웡 첸 의원은 샴술 비서관을 겨냥한 듯 “나는 세탁기도 건조기도 내가 직접 샀다. 가구도 내 돈으로 마련했고, 집수리비도 내가 냈다”며 “안마의자도 없다”고 밝혔다. 타키유딘 하산 야당 원내총무는 “부패·권력 남용·정치자금 비리를 근절하겠다던 정부의 모든 공약이 무너질 수 있다”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2022년 말 취임한 안와르 총리는 ‘부패와의 전쟁’을 선언하며 “최상층 부패를 뿌리 뽑겠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성역으로 여겨졌던 마하티르 빈 모하맛 전 총리 일가와 측근을 상대로 고강도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지난 5월 그의 딸인 누룰 이자 안와르가 PKR 부대표로 선출되며 ‘연줄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안와르 총리 역시 과거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다.
제임스 친 호주 태즈매니아대 아시아학 교수는 “말레이시아 중산층 상당수는 부패를 정치의 ‘상수’로 여긴다”면서도 “총리 최측근이 연루된 이상 안와르 총리가 어떻게 방어할지 모르겠다”고 SCMP에 말했다.


![[속보]‘불법 정치자금 수수’ 노웅래 전 의원 1심 무죄](https://img.khan.co.kr/news/r/600xX/2025/11/26/news-p.v1.20251126.fbf52b6c7ddd4df29176b5e42f7fd8d2_P1.webp)
![[속보] 특검 ‘내란 방조’ 한덕수 징역 15년 구형](https://newsimg.sedaily.com/2025/11/26/2H0LSB48QP_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