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만 만나면 살아난다. 키움은 부진에 빠진 상대 구단에 반등의 계기를 제공하는 리그의 ‘보약’이 돼가고 있다. 승률은 역대 최저인 데다가 구단 최다 연패도 코앞이다. 최악의 시즌으로 치닫고 있다.
키움은 지난 27일 KIA와의 경기에서 5-7로 역전패했다. 송성문이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냈으나 이후 최형우와 오선우의 홈런에 리드를 빼앗겼다. 키움은 8연패에 빠졌다. 최근 10경기 동안 승리가 1번밖에 되지 않는다.
키움은 8연패 하는 동안 삼성과 KT에 스윕패했다. 침체기를 겪던 두 구단은 키움을 만나 다시 승리의 동력을 얻었다.
이번 달 키움을 만나기 전까지 10경기 8패로 3연패에 빠져 있던 삼성은 키움 시리즈를 거치며 경기력을 되찾았다. 한 달 만에 연승을 달린 삼성은 3경기 스윕승을 달성한 뒤 만난 KIA를 상대로도 위닝 시리즈를 완성했다. 키움과의 경기 전 10경기에서 5.23까지 떨어졌던 평균자책은 키움전을 기점으로 7경기에서 2.63까지 올랐다.
KT도 ‘키움 효과’를 톡톡히 봤다. 키움과의 경기 직전 KIA전에서 3-8로 크게 진 KT는 지난 23일부터 키움을 상대하며 패배의 아픔을 깨끗이 씻었다. 지난 25일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는 소형준이 7이닝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KT는 키움전 스윕승 이후 지난 27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2-1로 이겼다. 키움과의 경기 전 7위였던 순위는 27일 기준 4위까지 올랐다.

8경기 연속 승리의 제물이 된 키움은 만신창이 상태다. 마지막 선발승이 지난 17일 NC전(김연주)이다. 8연패 기간 구원 평균자책은 무려 7.20이다. 2군에서 11일간 재정비를 마치고 올라온 김윤하는 지난 23일 KT전에서 시즌 9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키움은 27일까지 56경기를 치르는 동안 승률 0.250을 기록 중이다. 이는 같은 기간 구단 역대 최저 승률이다. 직전 56경기 최저 승률이었던 2008년 우리, 2011년 넥센의 0.357보다 한참 낮다.
키움의 구단 최다 연패 기록은 9연패다. 창단 2년차, 신생구단으로서 난항을 겪고 있던 2009년(당시 서울 히어로즈)과 이정후의 부상 이탈로 타격을 받은 2023년에 각각 1번씩 9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27일 8연패를 기록한 키움은 지난 시즌 최다 연패 기록인 7연패를 이미 뛰어넘었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최저 승률부터 최다 연패까지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여럿 갈아치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