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빈 말고 대안은 없었다”…LIV 골프 아이언헤드 삼총사 화상 인터뷰

2025-01-15

“한국 최고를 넘어 세계적인 스타가 될 선수다. 당연히 영입 후보 1순위였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의 신성 장유빈(23)을 최근 LIV 골프로 영입한 케빈 나(42·미국)의 설명이다. 소속팀 ‘아이언헤드’ 동료인 대니 리(35·뉴질랜드)로부터 처음 장유빈의 이름을 들었다는 케빈 나는 “2년 전 (장)유빈이가 아마추어 신분으로 출전한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유심히 지켜봤다. 어린 나이에도 흠 잡을 곳 없는 샷을 하더라. 그때부터 유빈이를 꼭 데려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다른 선수 영입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LIV 골프의 한 축을 이루는 아이언헤드의 한국 태생 선수들을 최근 화상으로 만났다. 주장 케빈 나와 대니 리 그리고 얼마 전 새로 영입된 장유빈은 현재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거스에서 함께 훈련하며 팀워크를 쌓아가고 있다. 이들은 “LIV 골프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특히 5월에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대회를 치른다. 국내 갤러리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할 수 있도록 올 시즌을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막대한 자금을 대는 LIV 골프는 지난 2022년 창설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대항마를 자처하며 필 미켈슨(55)과 더스틴 존슨(41), 브룩스 켑카(35·이상 미국), 호아킨 니만(27·칠레) 등 쟁쟁한 선수들이 합류했다. 지난해에는 남자골프 세계랭킹 3위 존 람(31·스페인)을 데려와 확장성을 키웠다.

그간 LIV 골프에는 한국 국적의 선수는 뛰지 않았다. 케빈 나와 대니 리 그리고 지난해까지 아이언헤드에서 한솥밥을 먹은 김시환(37·미국) 등 교포 선수들이 전부였다. 그런데 지난달 장유빈이 합류하면서 국내 골프계의 관심이 커졌다.

이적 과정에서 다리를 놓았다고 알려진 케빈 나는 “유빈이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1라운드에서 11언더파를 치더라. 병역 문제가 걸린 대회 첫날부터 그런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익히 알고 있는 실력, 품성과 더해 정신력까지 뛰어나다고 평가해 영입을 추진했다. 또, 한국인 스카우트 1호 사례인 유빈이를 시작으로 다음 후배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케빈 나로부터 이적 제안을 받은 장유빈은 고심을 거듭했다. 원래 꿈인 PGA 투어가 아닌 LIV 골프로 간다면 인생의 항로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이었다. 장유빈은 “실력을 가장 빨리 키울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생각했다. 내가 내린 답은 세계적인 선수들과의 경쟁이었다. PGA 투어에도 욕심이 있기는 하지만, LIV 골프는 바로 큰 무대에서 뛸 수 있지 않은가. 오늘만 하더라도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세계적인 선수들과 훈련했다. 이 점이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IV 골프 13개 소속팀 중 하나인 아이언헤드는 원래 케빈 나와 대니 리, 김시환, 스콧 빈센트(33·짐바브웨)가 출범 멤버로 뛰었다. 그러나 김시환과 빈센트가 각각 성적 부진으로 밀려났고, 지난해 고즈마 지니치로(31·일본), 올해 장유빈이 빈자리를 채우게 됐다. 대니 리는 “LIV 골프는 늘 새로운 얼굴을 필요로 한다. 올 시즌에도 갓 대학교를 졸업한 선수들이 여럿 들어왔다는 정보가 있다. 유빈이를 비롯해 신입생들의 활약을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LIV 골프는 다음 달 6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개막전을 치른다. 5월에는 출범 후 처음으로 한국으로 건너와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대회를 연다다.

케빈 나는 “라스베거스에서 함께 훈련하고 밥도 먹으며 친분을 쌓고 있다. 대니 리가 둘째 형으로서 유빈이를 잘 이끌어주고 있고, 나 역시 유빈이에게 베테랑 캐디를 소개하며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이날 선배들과 인터뷰하며 이따금 미소를 띤 장유빈은 “LIV 골프로 오자마자 한국에서 경기를 하게 돼 기쁘다. 특히 코스를 잘 아는 골프장에서 대회가 열려 내게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팬들 앞에서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출사표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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