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가 28일 끝나면 메이저리그의 자유계약선수(FA) 대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번 FA시장의 최대어인 후안 소토 등 거물급 선수들이 속속 새 보금자리를 찾아갈 예정이다. 진짜 ‘알짜배기 시장’은 그다음부터다. 주요 FA 계약이 마무리되면 시장에 남은 준척급 선수들의 몸값이 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27일 자체적으로 개발한 선수 생산성 지표를 통해 FA 선수들의 계약금을 예측했다. 매체는 이 지표를 바탕으로 예상보다 낮은 계약금을 받으면서도 쏠쏠하게 활약할 수 있는 선수의 목록을 추렸다. 부상 회복 중인 김하성과 올해 33세의 나이에도 26개의 홈런을 기록한 크리스티안 워커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김하성의 발목을 잡는 건 역시 부상 이슈다. 시즌 초반 5년 총액 1억 달러의 FA 계약까지 예상됐던 김하성에 대해 매체는 2년 3600만 달러를 책정했다. 지난 9월 어깨 관절 봉합 수술을 받은 김하성은 올해 부상 전에도 작년보다 타격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타격 파워는 다소 떨어지지만 김하성은 여전히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다. 아직 부상이 완치되지 않아 내년 4월 중순~후반 들어서야 복귀가 가능하다. 이런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 매체는 김하성을 ‘위험 대비 보상’이 있는 FA라고 소개했다. 디 애슬레틱은 FA시장에 유격수가 부족하므로 김하성이 샌프란시스코나 탬파베이 등 유격수를 필요로 하는 팀과 2~3년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월드 시리즈 4차전에서 3점 홈런을 치며 뉴욕 양키스의 승리에 쐐기를 박은 글레이버 토레스의 예상 계약 규모는 3년 4500만 달러다. 디 애슬레틱은 토레스의 타격 자세가 점점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을 당겨치는 각도가 점점 작아지고 타격이 부드러워지고 있어서 타자 친화적인 양키 스타디움이 아니면 홈런을 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디 애슬레틱은 보스턴의 선발 투수로 활약한 닉 피베타는 3년 4800만 달러의 FA 계약을 맺으리라 예측했다. 피베타는 지난 2년간 상대한 타자의 30% 이상을 삼진으로 잡아냈음에도 평균자책을 3점대로 낮추지 못했다. 피베타가 팔을 높게 들어 올리는 투구 자세를 취하다가 타자에게 불의로 포심 패스트볼을 예고하거나 헛스윙을 유도하다가 홈런을 얻어맞을 수 있다고 매체는 분석했다. 매체는 피베타가 투구하는 팔 각도에 적절한 조정만 한다면 그가 백엔드 선발(4~5선발) 가격으로 최상급 선발 투수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