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으로 잠시 자취를 감췄던 모기가 늦여름 들어 다시 활발히 활동하면서 말라리아·일본뇌염 등 모기 매개 감염병을 주의해야 한다는 당부가 나온다.
17일 질병관리청 감염병 포털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달 13일까지 발생한 말라리아 환자는 총 406명이다.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294명에서 2022년 420명, 2023년 747명, 2024년에는 713명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주로 나타나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말라리아 원충(Plasmodium vivax)’에 감염된 얼룩날개모기에 물릴 때 전파된다.
감염 후 잠복기는 최소 2주에서 길게는 1년 이상에 달한다. 주요 증상은 48시간 주기로 반복되는 오한·고열·발한이며, 여기에 두통, 근육통, 구토, 설사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증상이 없을 때는 체온이 정상으로 유지되다가 주기적으로 40도 이상 발열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진단은 혈액도말 현미경 검사, 신속진단검사(RDT), 또는 유전자검출(PCR) 검사를 통해 가능하다. 치료는 경구용 항말라리아제를 복용하며 원충 종류와 내성 여부에 따라 처방되는 약제가 달라진다. 권장된 치료 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재발 위험이 크다. 국내 환자는 대부분 경증이지만, 영유아·고령자·기저질환자는 중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일본뇌염은 ‘일본뇌염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빨간집모기에 물려 감염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환자 수는 2021년 23명, 2022년 11명, 2023년 17명, 2024년 21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아직 보고 사례가 없지만, 예년 추세상 8~10월에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뇌염 예방을 위해선 생후 12개월부터 12세까지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따라 백신 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권장된다. 성인의 경우 농업 종사자, 잦은 야외 활동자, 일본뇌염 유행 지역 거주·방문자는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일본뇌염에는 치료제가 없어 예방주사와 모기 회피가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모기에 물린 뒤 갑작스러운 발열, 두통, 오한 등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 진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모기가 활발히 활동하는 오후 10시부터 오전 4시 사이에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 긴 옷을 착용해 노출을 줄이고,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집 주변 물웅덩이나 하수구를 청소해 모기 서식지를 없애고, 방충망 틈새를 점검하거나 필요 시 모기장을 설치하는 것이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