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용사들

2024-12-30

한덕수의 망나니짓에 열받아 광화문행 탄핵버스 번개를 쳤다. 하지만 성원 불성립으로 정운이 후배와 탄핵열차로 상경해야 했다. 그런데 열차표가 매진이다. 다행히 종삼이 친구의 발품으로 용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제발 공부 좀 하자~'라는 푯말을 든 여학생 무리를 충무로역에서 보았다. "학생~몇 학년인가?" "고1요~" 대견스럽다. 한편 휴일이라고 자빠져 핸드폰 만지작거리고 있을 중3 아들을 생각하니 괜스레 열불이 났다.

"토요일이라 영업 끝났는데요. 혹시 촛불이세요? 그럼, 잠깐 들어오세요." 늦은 점심을 먹으러 안국동역 인근 순댓집을 찾았다. "고맙소. 눈의 고장, 정읍에서 왔소." "정말요? 우리 아버지 고향이 정읍 잔다리목이에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깍두기가 새로 나왔다. 고향의 힘이다.

"염의원~정읍에 눈이 겁나게 왔담서~" 영일만이 아닌 광화문 친구 민식이와 영천이다. 계엄선포 후 주말마다 집회에 참석하는 정의로운 꼰대들이다. "윤석열 탄핵 안 되면 박근혜 억울해서 못 죽을 거셔" 박근혜 탄핵에 앞장섰던 '어제의 용사들'이다. 국정농단은 내란죄에 비하면 그 죄질이 새 발의 피다.

윤석열의 국회의원 체포와 발포명령 지시, 북한군 위장과 국지전 유도 등 내란 죄목이 차고 넘친다. 그럼에 불구 소환에 불응하는 것은 법꾸라지 전술이다. 치졸하다. 당신 때문에 숱한 똥별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비겁하다. 무소불위 검사의 민낯이 아닐 수 없다.

조속 탄핵과 조기 선거만이 대한민국의 살길이다. 헌법은 이를 위한 로드맵으로 대통령 권한대행 제도를 두었다. 내란에 동조했거나 공모한 여러 정황이 있지만 국정 안정이 우선인지라 한덕수에게 그 역사적 중책을 맡겼다. 하지만 그는 생선가게 고양이었다. 여야 합의라는 얼토당토않은 전제조건을 달아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했다. "내 조카뻘인 데 그렇지 않아도 족보에서 빼라고 난리네" 정읍 소성이 고향인 어제의 용사, 한명근이 육두문자를 난사한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미운 법이다.

"원장님~ 새댁이에요. 남편 휴무에 맞춰 서울로 가족휴가 왔어요" 학원장 시절 수영동호인 성희씨를 안국동에서 상봉했다. 광화문 집회는 아이들에겐 현대사와 민주주의의 살아있는 교육장이다. 실로 자식에게 물려줄 가장 큰 유산은 민족의 자존과 민주주의다. 식민과 독재 치하에서 땅과 권력 그리고 명예를 물려준들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지난 7일, 14일에 이어 세 번째 범시민대행진 집회 참석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눈시울이 붉어진다. 어찌 필자뿐이겠는가. 50만 어제의 용사들이 촛불 대신 응원봉을 들었다. 윤석열을 비롯한 썩어 빠진 국무위원들은 국민을 개돼지로 여겼다. 그렇지 않고서야 국민소득 3만 5천 불의 민주공화국 대한민국 대명천지에 이런 미친 짓을 도모할 수 있단 말인가.

이제 당신이 그토록 충성했던 조직, 검찰의 강제소환 포승줄을 받으시라. 내란공범인 국민의힘은 다가오는 총선에서 국민의 쓴맛을 고대하시라. 최상목 권한대행은 을사오적 한덕수를 반면교사 삼으시라. 인과응보다.

'우리는 조국의 번영과 통일이라는 촛불혁명의 완수를 위하여 조국이 부르면 '어제의 용사'가 되어 백발 휘날릴 때까지 광화문으로 달려간다.' 2016년 11월 26일 세종문화회관 뒷마당에서 '광화문 친구들' 결성 강령이다. 그 촛불혁명은 아직 진행 중이다.

나라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승객 179명이 목숨을 잃었고, 이 가운데 전북 도민 6명도 희생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염영선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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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혼란 #여객기 #참사

기고 gigo@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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