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농가 경영주가 세계 최고령 국가를 향해 질주하고 있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2024년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농가는 97만3707가구에 인구는 200만3520명으로, 2023년 99만9022가구에 208만8781명보다 각각 2.5%와 4.1%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65세 이상 농가 경영주가 67만8000명으로 69.8%에 달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일본 농림수산성이 공개한 2024년 농업경영체 111만4000곳 가운데 65세 이상 경영주 79만9000명, 71.7%를 바짝 뒤쫓는 수치다. 특히 우리나라는 최근 1년 만에 65세 이상 인구가 2.2% 증가했지만 일본은 1% 증가에 그쳤다. 이런 추세대로 고령화가 진행된다면 우리나라의 농가 경영주는 앞으로 2년 안에 일본을 따라잡아 세계 최고령이 되면서 향후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미 농업경쟁력 저하와 지속가능성 약화 양상은 곳곳에서 확인됐다. 경지규모 3㏊ 이상 농가가 2024년엔 6만8534가구로, 전년도의 7만4041가구보다 7.4% 감소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의 규모화 정책이 현장에서는 먹히지 않음을 말해준다. 전업농가도 지난해엔 54만2458가구(55.7%)로 2023년 56만4000가구(56.4%)보다 줄었고, 1억원 이상 농축산물 판매농가는 4만610가구로 2023년 4만2457가구보다 4.6% 떨어졌다.
문제는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렇다보니 지난해 49세 이하의 젊은 농가가 3만1772가구로 2023년 3만8301가구보다 무려 17.0%나 줄었다. 반면 70세 이상 고령농가는 49만4710가구로 50.8%를 차지해 사상 처음 절반을 넘어섰다. 젊은층은 농촌을 떠나고 고령농가만 급증해 농업·농촌 소멸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준다. 일본은 초고령화된 농업·농촌에 ‘스마트아그리’를 올해부터 전국 확대하고 농업 법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는 곧 도래할 농가 경영주 세계 최고령화 현상의 국가 대비책으로 무엇을 준비하는가. 항구적인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주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