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 쌀값, 소비부진에 오름세 주춤…“상승 기조 유지할 듯”

2025-04-19

산지 쌀값 상승세가 주춤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추진한 수급대책의 영향으로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는 있으나 최근 소비부진과 맞물려 상승폭이 둔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상반기로 예상됐던 20만원(80㎏ 기준) 도달 시기가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15일자 산지 쌀값은 80㎏들이 한가마당 평균 19만3940원으로, 5일(19만3720원)보다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산지 쌀값 상승세는 3월 중순부터 눈에 띄게 둔화됐다. 순기별 쌀값 상승률은 3월5일 0.7%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3월15일 0.4%, 3월24일 0.2%, 4월5일 0.3%, 4월15일 0.1% 등으로 하락 추세다.

이는 시장의 예상보다 더딘 흐름이다. 정부의 수확기 수급대책 영향으로 산지 쌀값은 지난해 11월15일 이후 꾸준히 상승해왔다. 특히 올 3월부턴 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 등이 재고 부족을 대비한 원료곡(벼) 확보에 나서면서 일부 지역의 벼값이 40㎏ 기준 6만원 중반대를 돌파했고, 산지 쌀값 또한 상승폭을 키워나가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소비부진과 함께 벼 실거래가격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산지 쌀값 상승세는 숨 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김용경 전남 장흥 정남진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 대표는 “4∼6월에는 쌀 소비가 활발해지는데 올해는 대형 산불과 경기 악화 등으로 외식소비가 둔화되며 부진한 양상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정책과 관계자도 “산지에서 벼 호가가 크게 뛰었지만 실거래 때 전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벼값이 주춤하면서 산지 쌀값 상승세까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이 상승 추세를 반전시키진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자 산지 쌀값(19만3940원)은 이미 지난해(19만1472원)와 평년(18만7609원)보다 각각 1.28%·3.37% 높게 형성됐다.

GS&J 인스티튜트가 최근 발표한 ‘2025년 쌀가격 동향 4월호’에 따르면 2024년산 쌀 생산량은 전년보다 11만7000t이 줄었다. 반면 올해 3월말까지의 공공비축과 시장격리량은 11만2000t 증가해 감모 등을 고려한 시장 총공급량이 전년보다 22만3000t 줄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지난해 수확기 이후 올 3월까지 농협과 민간 RPC, 임도정공장 등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한 것으로 분석돼 3월말 기준 시장 재고량은 지난해보다 24만t(17%) 적을 것으로 추산됐다.

강형준 GS&J 인스티튜트 연구원은 “최근 쌀 소비가 둔화된 것은 맞지만 시장재고량 등을 고려하면 상승 추세가 꺾일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며 “보합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이민우 기자 minwo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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