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된 이들을 사명 중심으로” 교황, 첫 권고문에 이주민 언급···트럼프 겨냥했나

2025-10-10

교황 레오 14세가 즉위 후 처음 발표한 권고문에서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을 가톨릭교회 사명의 중심에 둘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9일(현지시간) 공개된 교황 권고문 ‘딜렉시 테’(내가 너희를 사랑했다)에서 편안함과 사치의 거품 속에 사는 부유한 엘리트 계층의 성장과 다른 이들을 무심코 내치는 문화를 경고했다.

교황은 “교회는 어머니처럼 걸어가는 이들과 동행한다. 세상이 위협을 보는 곳에서 교회는 자녀들을 보며 벽이 세워지는 곳에 교회는 다리를 놓는다”고 적었다.

교황 권고는 교황이 사목 차원에서 발표하는 가르침으로 회칙과 교황 교서, 교서(서한) 다음으로 문서의 수신자 범위가 넓고 구속력이 강하다.

교황은 2015년 튀르키예 해변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시리아 쿠르드족 난민 어린이 알란 쿠르디의 사진을 언급하며 “안타깝게도 비슷한 사건은 점점 무관심 속에 묻히며 주변부 뉴스로 전락하고 있다”고 적었다. 또 “이주민과 난민이 환영받고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할 형제, 자매라는 것을 알아야 하며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전했다.

교황은 “우리는 가난의 구조적 원인 해결에 더 헌신해야 한다”며 생명을 앗아가는 경제의 독재를 규탄했다.

이어 “기회 부족 속에서 태어난 이들이 인간으로서 가치가 더 낮은가? 그들은 생존에만 만족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한 뒤 “우리 사회의 가치와 미래는 이 질문들에 대한 답변에 달렸다. 우리는 도덕적·영적 존엄성을 되찾거나 아니면 오물 속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권고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민 정책에 대한 우회적 비판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고 AFP통신은 분석했다. 교황은 지난달에도 미국 내 이민자에 대한 비인간적 대우를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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