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8일 만의 10탈삼진이다. KT 고영표가 7이닝 3피안타 1실점 최고의 피칭으로 팀의 3연패를 끊었다. KT는 8일 수원에서 고영표의 호투를 앞세워 NC를 3-2로 꺾었다.
고영표는 1회초 1실점 했지만 이후 투구는 완벽했다.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안타를 맞은 이후 2번 김주원부터 3회초 박민우까지 9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6회초 2사 후 박민우에게 2루타를 맞은 것 정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위기도 없이 10탈삼진을 곁들이며 7이닝을 틀어막았다. 고영표가 1경기 10삼진을 잡은 건 2022년 4월 6일 수원 SSG전이 마지막이다. 개인 통산 1경기 최다인 11탈삼진에 딱 1개가 모자랐다.
고영표는 경기 후 “개인적으로도 좋은 경기를 한 것 같고, 팀도 이겨서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두 자리 수 삼진에 퀄리티스타트플러스(QS+·7이닝 3자책 이하) 피칭 중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드느냐는 말에 고영표는 “둘 다 같이 해서 더 좋다”고 웃었다.
고영표는 이날 호투의 비결로 초구 스트라이크와 직구의 구위를 함께 언급했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고 들어가면서 자신 있게 타자들과 승부할 수 있었고, 직구 구위가 바탕이 됐기 때문에 처음부터 직구로 존을 공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고영표는 “1회 첫 타자 박민우 선수가 초구부터 쳐서 안타를 때리는 걸 보고 적극적으로 나오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초구부터 카운트를 잡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공에도 힘이 좀 붙어서 (장)성우 형도 그렇게 리드를 가져다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고영표는 이날 3번째 등판 만에 시즌 첫 승을 올렸다. 3연패로 침체한 분위기를 깨뜨린 귀중한 승리다. 마운드 위에서도 아래에서도 고영표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소형준, 박영현 등 후배 투수들과 소통하며 서로를 챙긴다. 최근 부진했던 박영현에 대해 고영표는 “사실 시즌 초에 늘 밸런스가 왔다갔다 하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4월에는 좀 부진한 편인데 표정에서 다 티가 난다. 그럴 때 심리적으로 안정시켜 주려고 한다. 무얼 해야 하는지 각인시키주려고 그런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했다.
프로 2년 차, 사실상 투수조 막내인 원상현 역시 한참 선배인 고영표에게 많이 의지한다. 지난 2월 호주 캠프 때는 원상현이 고영표를 붙들고 한참을 질문 하고, 고영표가 여러 차례 반복해서 시범을 보이며 설명하는 장면이 눈에 띄기도 했다. 고영표는 당시를 돌이키며 “상현이가 선배랑 친해지고 싶어 한다는 걸 먼저 느꼈다. 본인이 아쉬운 부분이 있으니 먼저 찾아와서 물으니까, 저도 아는 선 안에서 최대한 도와주려고 했다. 그렇게 후배들하고 야구 얘기할 수 있으면 그저 고맙다”고 말했다. 올해로 2년째 투수조장인 고영표는 “그냥 단순하게 인사하고 지나가는 것보다 요즘 컨디션은 어떤지 먼저 물어보고 이야기 들어주고 작은 관심이라도 가지는게 팀 게임에서는 아주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