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AI영화스튜디오들, AI 사용에 박차"

2025-02-05

‘AI영화제작론’ 출간 심은록 감독...세계 첫 AI영화 제작

“AI영화, 생성형 AI 전반적인 양태 보여주는 좋은 기준“

[화이트페이퍼=임채연 기자] '저비용 고성능'의 중국 딥시크가 돌풍을 몰고오면서 AI혁신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1, 2년 전만 해도 부정적이었던 ‘범용인공지능’(AGI)에 대한 투자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도 향후 6년간 1조원을 투입하고, 최대 2조 원 규모의 민관 합작 국가 AI 컴퓨팅 센터를 구축, AI G3 국가 도약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세계 최초의 AI 영화 전문서인 (북바이북)이 최근 출간돼 주목을 받고 있다. AGI의 도래와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이 책은 AGI의 전단계 모델인 월드모델과 지난해 부터 AGI에 먼저 도달하기위한 각 빅테크들의 각축전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영화 전문서임에도 불구하고 AGI에 대한 상세한 전개를 하고 있는 것은 AI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마치 전기와 같이 누구나 사용하게 될 ‘필수’라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기 보다는, '지능혁명’이라고 적고 있다.

세계 최초 AI영화인 ‘AI 수로부인’ 감독을 맡았던 책의 저자 심은록은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나라지식정보 AI아트디렉터와 상임연구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프랑스를 거점으로 한국을 오가며 미술비평가와 전시기획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AI전문가들이 빠르면 내년에 늦어도 10년 내에 AGI가 도래한다고 말하고 있다. 샘 알트만은 지난달 초 불룸버그와 인터뷰에서 AGI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내(2025.1~2029.1)에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 앤트로픽 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내년에, 노벨상을 수상한 제프리 힌턴(Geoffrey Hinton), AI의 4대 천황중의 한 명인 얀 르쿤(Yann LeCun), 데비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 등은 10여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AGI는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지능을 갖춘 AI’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AGI시대의 AI영화는 어떠할까? 에 의하면, AI영화가 일반영화와 같아지는 시기를 ‘제4세대’라고 하는데, 이 정도의 수준일까?

“AGI시대가 되어도 영화는 AI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제3세대의 영화, 즉 오감과 감성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머물러 있을 것이다.”

이 지점에서 그렇다면 ‘AGI 시대의 영화의 역할은 무엇일까’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된다.

“2019년 11월 애플카드’(Apple Card)가 논란에 휩싸였던 유명한 사건이 있다. 애플카드 데이터에 예상치 못한 히든 패턴(Hidden Patterns) 혹은 잠재적 패턴(Latent patterns)을 AI가 발견하여 표면화했는데, 바로 성차별이었다. AI는 히든 패턴을 찾아내는 데 탁월하다. 그런데, AI는 이러한 패턴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이다. 히든패턴을 찾아낼 수 있는 학문이나 분야는 AI가 인간보다 뛰어날 확률이 많다. 다시 말해서,인간이 AI가 찾을 수 없는 히든 패턴이 없는 작업을 하는 것이 AI와 차별화 되는 일이며, 또한 인간 고유의 능력을 찾는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것을 늘 추구하는 것이 예술이며, 디테일이기에, AI는 히든 패턴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생성형 AI가 이미지나 비디오를 생성할 때, 여전히 손가락과 같은 세밀한 신체 부위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데이터의 다양성과 품질 부족, 손의 복잡한 구조와 다양한 움직임 그리고 세부묘사에 대한 한계가 있다. 즉, AI는 전체적인 패턴을 학습하는 데 강점을 가지지만, 세부적인 요소를 정확하게 재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신은 디테일에 있다’(God is in the details)라는 속담처럼, 세부적인 것이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심 감독은 제7의 예술인 AI영화가 모든 예술의 종합이기에 생성형 AI의 전반적인 양태를 보여주는 좋은 기준이라고 설명한다. 지난해 한국을 비롯하여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AI영화제가 열리고, 또 수많은 AI영화들이 제작됐다. 이제 일반 영화계에서의 AI의 역할과 그 비평에 대해 생각해 볼 시점이다.

“올해 벽두부터 헐리우드를 들썩이는 주제도 AI이다. 영화 ‘브루탈리스트’(The Brutalist)는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또한, 올해 오스카상 수상 후보로도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1월 22일 더 타임즈는 ‘인공지능이 브루탈리스트의 오스카상 가능성을 없앴나?’라는 타이틀로 헐리우드에서 AI의 사용에 대한 부정적인 경향을 언급했다. 주연 배우 에이드리언 브로디와 펠리시티 존스의 헝가리어 발음을 AI 기술로 보정하여 대사를 더 자연스럽게 했고,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건축 도면 제작에도 생성 AI를 활용하여 제작했다. AI 사용이 알려지면서 영화는 큰 반발에 직면했다. 이는 오스카 수상 가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비평가들은 ‘발음도 연기의 일부분이기에 AI 사용이 연기의 본질을 훼손했다’며, 배우의 진정성을 왜곡했다고 주장한다.”

심 감독은 ‘에밀리아 페레즈’(Emilia Pérez)에도 AI가 사용됐다고 한다. 프랑스 팝스타 카밀의 목소리와 결합하여 가스콩의 성량을 높이는 데 레스피처(Respeecher)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어쨌건 이 기술은 뮤지컬 제작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하지만 기술적 혁신은 있었지만, AI가 영화의 진정성과 핵심 메시지를 왜곡했다는 비판도 커졌다. AI 기술 사용은 할리우드에서는 여전히 민감한 주제다. 지난 2023년에는 AI 사용을 금지하라는 요구로 파업이 벌어졌다. 그러나 AI는 이미 영화 제작 과정에 깊숙이 스며들며 창작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이외에도 마블의 ‘시크릿 인베이전 오프닝 크레딧’(Secret Invasion Opening Credits)의 오프닝 크레딧은 AI 생성 아트를 통해 독창적인 시각적 경험을 제공했다. 또한 넷플릭스의 ‘더 도그 앤 더 보이’(The Dog & The Boy)는 AI를 통해 배경 아트를 제작하며 제작 효율성을 높였다. 하지만 제작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였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인간 예술가의 역할을 축소시켰다는 점에서 윤리적 비판이 뒤따랐다.

“헐리우드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세계각국에서는 AI영화 스튜디오들이 AI 사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바타와 반지의 제왕 같은 작품에서 보여준 웨타 FX(Wētā FX)의 AI기술은 물리적 시뮬레이션과 캐릭터 애니메이션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고 한다. 특히 AI를 활용한 자연현상 재현과 캐릭터의 감정 표현은 이들의 대표적 강점이다. 예를 들어, 아바타의 판도라 세계에서 나비족의 움직임과 판도라의 자연 환경은 모두 AI 기반 시뮬레이션과 자동화된 텍스처링 기술로 완성되었다.”

심 감독은 이러한 정교함은 웨타를 블록버스터 영화제작에 최적화된 스튜디오로 만들었지만, 높은 제작 비용과 상업적 프로젝트에 집중한다는 점은 실험적이거나 독립적인 프로젝트가 참여하기 어렵게 만들었다고 한다.

“ILM (Industrial Light & Magic) 은 미국의 SF 및 판타지 장르에서 독보적인 시각효과 기술을 자랑한다. 특히 ILM은 AI 기반 딥페이크 기술로 디지털 배우를 재현하며, 실시간 렌더링 기술(StageCraft)을 활용해 제작 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대표적으로 The Mandalorian은 LED 볼륨 기술을 통해 실시간으로 시각효과를 구현한 혁신적인 사례로 평가받는다. 또한, Star Wars: Rogue One에서는 AI로 고인이 된 배우 피터 쿠싱과 젊은 캐리 피셔를 디지털로 복원해 큰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ILM의 기술은 대규모 상업 영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창작보다는 기술 중심의 프로젝트가 주를 이루는 한계를 보인다.”

심 감독은 중국이 AI 2G답게, AI의 다양한 분야에 맹렬한 참가와 실험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 TCL Studios는 상대적으로 젊고 실험적인 접근법으로 AI영화를 만들고 있다.TCL은 AI를 활용한 단편 영화 제작과 스트리밍 플랫폼인 TCLtv+와의 연계를 통해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AI 기반 자동화 제작 도구를 사용해 스토리보드 작성, 애니메이션,음악 작곡, 편집 등 영화 제작 과정 전반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를 통해 저비용 제작이 가능한 단편 영화를 다수 공개했다. 그러나 현재 TCL Studios의 단편 영화들은 낮은 애니메이션 품질과 완성도 부족으로 인해 비평가들로부터 제한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심 감독은 ‘AI도상에서의 영화’에 대해 말하여 “아직까지는 AI가 마법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그는 “유저가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모르면, AI도 모른다”며, “유저가 창조적일수록 AI도 창조적이 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AI와 꾸준히 점차적으로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점점더 유저가 원하는 것을 얻게 된다고 한다. 창조하고 새롭게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AI는 아낌없이 자신의 재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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