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기상청, “발생 가능성 높아진 건 아냐” 판단
13일 오후 9시19분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앞 해역인 휴가나다에서 규모 6.9 지진이 관측되면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 우려가 높아졌다. 일본 기상청은 대지진 발생 가능성이 평소보다 커지진 않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지진 발생 후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정보(조사 중)’를 내고 심야 전문가 회의를 열어 난카이 해곡 대지진과 관련성을 평가했다. 회의에선 ‘난카이 대지진 발생 가능성이 평소보다 커졌다고 생각될 현상은 아니며, 특별한 방재 대응을 취할 필요는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기상청은 추가 임시정보를 발령하지 않은 채 조사를 종료했다. 다만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 대지진은)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며 “평소에 대비를 확실히 해두기를 바란다”는 당부를 덧붙였다.
난카이 해곡 대지진은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지진이다. 일본 정부는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을 70∼80%로 보고 있다. 앞서 일본 기상청은 지난해 8월8일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뒤 전문가 회의를 거쳐 태평양 연안에서 거대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평소보다 커졌다고 판단해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정보는 2019년 처음 도입됐다. 난카이 해곡 주변에서 규모 6.8이상의 지진이 발생하거나 특별 관측장비에 비정상적인 지각 움직임이 감지되면 발표될 수 있다.
당시 임시정보 발표 후 실제로 대지진은 일어나지 않았다. 임시정보는 약 일주일 뒤 해제됐으나, 일상용품 사재기가 일어나고 여행 예약이 취소되는 등 일본 사회가 한동안 대지진 공포로 술렁였다.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정보는 ‘거대 지진 경계’와 ‘거대 지진 주의’로 나눠 발령된다. ‘거대 지진 경계’가 한층 더 높은 위험 수준일 때 나오며, 사전 단계로 관련성을 분석 중인 상태는 ‘조사 중’이라는 문구가 붙는다.
이날 발생한 지진의 진원 깊이는 30㎞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 직후 미야자키현과 시코쿠 고치현 해안에 쓰나미 주의보도 발령했다가 해제했다. 일부 해안에는 최고 약 1m 수준의 쓰나미가 관측되기도 했다. 미야자키현 북부 평야 지역에선 진도 5약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일본 기상청 지진 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이 일어났을 때 사람의 느낌이나 주변 물체 등의 흔들림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0부터 7까지로 표시되며, 진도 5약은 대부분의 사람이 공포를 느끼고 선반의 식기류나 책이 떨어지는 수준이다. 후쿠오카현과 사가현, 구마모토현 등 규슈 다른 지역 상당 부분에서도 진도 4의 흔들림이 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지진으로 규슈전력의 가와우치원자력발전소에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기상청은 “향후 2∼3일 정도는 진도 5약의 지진이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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