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잡을 수 없는 LA 산불, “IOC, FIFA를 향한 경고”

2025-01-13

“LA 산불은 스포츠 이벤트 조직자에게 기후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경고다.”

영국 BBC가 13일 미국 LA 산불을 스포츠 섹션으로 보도하면서 잡은 제목이다.

BBC는 “LA 지역을 휩쓴 강풍을 동반한 산불로 인해 최소 24명이 사망하고 수천 채 건물이 파괴되는 등 이미 1350억 달러가 넘는 비용이 발생했다”며 “LA는 2028년 올림픽과 패럴림픽, 2026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그리고 올해 여름 개편된 클럽 월드컵을 개최할 곳”이라고 전했다. 캘리포니아 산타클라라 대학 환경과학 교수 아이리스 스튜어트-프레이는 “주요 스포츠 이벤트 비용과 이점을 장기적으로, 철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인간이 환경에 저지른 일들로부터 면역이 되는 곳은 없다. 이번 산불도 경각심을 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LA에서 소방관들은 강풍과 마른 초목으로 인해 확산하는 산불을 확실히 진압하지 못하고 있다. ‘기후 채찍질’(climate whiplash)로 불리는 현상, 즉 매우 습한 상태와 매우 건조한 상태 간 급격한 변화가 생기면서 LA를 극단적인 날씨에 취약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과학자들은 “캘리포니아는 10년 동안 토양을 손상시키는 가뭄을 겪은 뒤 2022년과 2023년에 폭우와 폭풍으로 고통받았다”며 “강한 비는 새로운 초목을 만들어냈으며, 높은 기온과 강풍과 결합돼 이 지역을 역사상 최악의 산불이 날 수도 있는 곳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프레이 교수는 “LA처럼 발전한 지역조차도 기후 변화에서 면제되지 않음을 보여줬다”며 “인간이 본 적 없는 날씨, 기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프로풋볼(NF) LA 램스, 미국프로농구(NBA) LA 레이커스, 북미아이스하키(NHL) LA 킹스 일정 등이 이번 산불로 연기되거나 조정됐다.

캘리포니아 기후는 LA가 1984년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개최한 시점과 1994년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시점 이후 크게 변화했다. 극단적인 날씨 변화가 훨씬 더 빈번해졌고 조건은 더 불안정하고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연구에 따르면, 20세기 중반 이후 세계적으로 ‘채찍질 조건’이 31~66% 증가했으며, 캘리포니아는 50년 전보다 화재 발생 조건이 성숙한 날이 연간 78일 더 많아졌다.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스포츠 경영학 부교수 티모시 켈리슨은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올림픽과 월드컵과 같은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 적합성과 실행 가능성에 대한 경고를 해왔다”며 “해수면 상승, 극심한 더위와 추위도 그 중 일부”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위원회(IOC)와 FIFA도 환경 요인을 의식하고 있다. 켈리슨 교수는 “이러한 조직에서 지속 가능성을 책임지는 사람들은 환경에 대해 관심이 크다고 말한다”면서도 “불행히도 그 사람들은 최고 위치에 있지 않다. 그들은 경제, 마케팅, 후원 등 많은 다른 요소들과 함께 고려되는 목소리 중 하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스포츠가 기후 변화에 대처할 수 있을까. 2024년 유럽의 기후는 산업화 이전보다 평균 1.6℃ 더 높아졌다. 지난주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최근 온도 기록 연속을 “기후 붕괴”라고 묘사했다. 대부분 주요 국가들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 켈리슨 교수는 “지금 우리가 하는 일들은 어쩌면 몇 세대 후에야 확실하게 느껴질 것”이라며 “따라서 지금 당장 스포츠 조직들이 무엇에 직면해 있고 그걸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포츠는 여러 가지 긍정적인 가치들이 있다”며 “그런 가치들을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어떻게 실현할지 고민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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