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3 대선주자 탐구
발단은 호기심이었다. 1982년 친구의 하숙집에서 처음 접한 그 요물. 친구는 그걸 ‘컴퓨터’라 불렀다. 어릴 적 직접 만들었던 진공관 라디오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정교했고 복잡했다. 서울대 의대생이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하 경칭 생략)은 그래서 더 빠져들었다.
늘 그랬듯 안철수는 책부터 집어들었다.
그는 모든 걸 책으로 배웠다. 의대 진학 후 바둑을 배우기로 결심한 뒤 그가 처음 찾은 곳도 헌책방이었다. 그는 청계천 헌책방 거리를 주유하면서 바둑 관련 서적을 50권쯤 사모았다. 그리고 그걸 모두 독파한 뒤에야 기원으로 향했다.
컴퓨터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기초 서적부터 시작해 당시 구할 수 있는 컴퓨터 관련 서적은 모두 구해 읽었다. 난생처음 돈을 빌린 것도 컴퓨터 때문이었다. 새로 나온 IBM 컴퓨터를 사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이론(책)과 실습(컴퓨터)을 병행하며 몇 년 동안 컴퓨터 공부를 하던 도중이었다. 그의 시선을 강하게 잡아끈 단어가 등장했다.
‘컴퓨터 바이러스’
의대생이던 그에게 ‘바이러스’는 낯선 단어가 아니었다. 하지만 ‘컴퓨터 바이러스’라니? 잡지는 ‘바이러스가 컴퓨터를 먹통으로 만들 수도 있다’고 적시했다. 그런 바이러스가 한국에서도 최근 발견됐다는 소식도 담겨 있었다.
안철수는 곧장 본인 컴퓨터와 50여 장의 플로피디스크(디스켓)를 늘어놓고 일일이 검사했다. 그랬더니 논문 작성용 디스켓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프로그램 세부 데이터를 살펴보니 누군가 디스켓에 저장된 프로그램에 ‘©Brain’이라고 써 놓은 게 아닌가. 1988년 서울대 의대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안철수가 바이러스와 최초로 마주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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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사람 고치고, 밤엔 컴퓨터 고치고… 안철수의 이중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