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나파크 ‘비치길’ 건널목
한인 운전자 대형사고 위험
차단기도 미작동 어이 없어
아찔한 순간 담긴 영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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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건널목의 신호와 차단기가 작동하지 않아 한인 운전 차량이 화물 열차와 충돌할 뻔한 아찔한 일이 벌어졌다.
더구나 이 건널목 〈그래픽 참조〉은 부에나파크, 풀러턴, 라미라다 지역의 중심 도로로 차량 통행이 빈번한 ‘비치 불러바드(Beach Blvd)’에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 지역에는 한인 거주자도 많고 건널목 인근에 한인들이 많이 찾는 ‘더 소스(The Source)’ 몰도 있어 한인 운전자들도 자주 오가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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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지난달 30일 오전 9시 48분에 발생했다. 부에나파크 지역에서 론 오피서로 일하는 해나 송씨는 당시 테슬라 차량의 조수석에 타고 있었다. 송씨가 본지에 제공한 영상을 보면 송씨가 탄 테슬라 차량이 열차와 충돌 직전 급정거 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영상을 보면 당시 송씨가 탄 차량은 비치 불러바드 남쪽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도로면에는 앞쪽에 철도 건널목이 있으니 주의하라는 사인(RXR)이 있었지만, 신호등에는 차량 주행을 허용하는 ‘초록색불(green light)’이 켜져 있었다. 옆 차선에서 달리던 검은색 벤츠 SUV 차량도 초록불에 따라 그대로 주행 중이었다.
위기의 순간은 순식간에 발생했다. 송씨가 탄 차량이 철도 건널목 부근에 이르자 갑자기 화물 열차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왼쪽 차선에는 5번 프리웨이 진입을 위해 대기중인 차량들이 줄지어 있었기 때문에 열차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문제는 열차가 건널목을 향해 올 때 차량 통행을 제지하는 차단기가 내려오지 않았고, 열차 진입 전 운전자에게 주의 또는 경고를 하는 노란색 라이트도 깜빡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옆 차선에서 달리던 벤츠 차량은 순간 속도를 내 열차를 아슬아슬하게 피했고, 송씨를 태운 차량은 충돌 직전 급브레이크를 밟아 대형 사고를 면했다.
송씨는 “직장이 근처라서 자주 오가는 도로인데 이런 일이 발생해 너무 놀랐다”며 “한인들도 많은 다니는 지역이라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조심하라고 알리고 싶었다”고 제보 이유를 전했다.
본지는 지난 13일 부에나파크 시에 철도 건널목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문의했다. 이에 부에나파크 시정부 관계자는 이메일을 통해 “(철도 건널목은) 캘트랜(Caltrans)과 유니온 퍼시픽 레일로드(UPR)가 관리를 맡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 문제를 UPR 측에 전달하겠다”고 전했다.
연방철도청(FRA)에 따르면 지난해 가주에서 발생한 철도 건널목 충돌 사고는 173건이나 된다. 이틀에 한 번꼴로 충돌 사고가 발생한 셈이다.
이와 관련 이미수 변호사는 “신호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면 관할 기관에 법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는 문제”라며 “운전자들이 해당 지역 기관 등에 이 문제를 알려서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자 운전학교 조성운 대표는 “철도 건널목 주의 사인은 말 그대로 주의를 하라는 사인일 뿐, 실제 신호등과 차단기가 작동했어야 한다”며 “충돌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