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관 포함 국내 24개 기업 참가
참가 2년 만에 매출 3배 뛴 기업도
해외 시장 공략 교두보 역할 톡톡
“벳쇼 덕에 2년 전보다 매출이 3배 뛰었습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벳쇼 전시장에서 만난 정경문 투핸즈인터랙티브 팀장의 목소리에는 뿌듯함이 묻어났다. 국내 에듀테크 기업인 투핸즈인터랙티브는 게임 요소를 넣어 누구나 쉽게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한 증강현실 실내 운동 플랫폼 ‘디딤’으로 2023년 처음 벳쇼 현장을 찾았다. 지난해까지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코트라)가 지원하는 ‘한국관’ 부스를 다른 스타트업들과 나눠 썼지만, 3년 차인 올해에는 자비로 단독관을 차려 독립했다.
정 팀장은 “한국 기업이 유럽에 진출하기 쉽지 않은데, 벳쇼에 나오면서 해외 학교들과 접점이 생기고 매출이 늘었다”며 “이제 해외 경쟁 기업들이 우리를 견제한다. 예전엔 저희가 추격자였지만 지금은 경쟁자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왕윤 대표이사는 “개발 초기 단계부터 해외 시장을 생각했는데 벳쇼 덕에 성과가 나고 있다. 벌써 내년 벳쇼 부스도 같은 자리에 예약했다”며 웃었다.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는 에듀테크 업체들에게 벳쇼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부스를 차린 것 자체로 큰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실제 계약이 성사되는 경우도 많다. 매년 각국이 국가관을 꾸리고 스타트업 참여를 지원하는 이유다.
올해 벳쇼에선 140㎡ 규모의 한국관 부스에 국내 기업 12곳이 참여했고, 따로 부스를 차린 기업까지 더해 총 24개사가 제품을 전시했다.
비상교육과 네오피아는 벳쇼 주최 측이 뽑은 우수기업인 ‘파이널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비상교육은 화상 교육, 인공지능(AI) 대화, 직무 한국어 기능 등이 들어간 한국어 교육 플랫폼 ‘마스터케이’를, 네오피아는 세계 최초 AI 코딩 교육 플랫폼 ‘플랫코’를 선보였다. 비상교육 관계자는 “해외 어학원, 대학 등이 타깃인데 현장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네오피아 관계자도 “헝가리와 영국 교육부 등에서 관심 있게 보고 갔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닷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파트너업체로 선정돼 MS 부스 안에 별도 부스를 차리고 ‘닷패드’를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닷패드는 시각적 이미지를 점자로 변환해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이미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부스에 있던 관계자가 컴퓨터 화면에 그림을 그리자 패드가 곧바로 움직이면서 점자로 그림 모양을 나타냈다. 문장을 입력하면 즉시 점자로 변환되기도 했다. 닷 관계자는 “교사가 수업 중 이미지를 설명할 경우 시각장애인 학생은 이미지를 상상할 수밖에 없었지만, 닷패드를 이용하면 손으로 이미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학생의 시선을 추적해 읽기 능력을 측정하는 비주얼캠프의 ‘리드포스쿨(Read for school)’, 엄마·아빠 목소리를 30초만 녹음하면 그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아티젠스페이스의 ‘북스토리(bookstory)’ 등에도 관람객들의 관심이 높았다. 한 업체 관계자는 “국내에 경쟁력 있는 에듀테크 업체가 많다”며 “벳쇼 참여를 위한 정부 지원이 더 두꺼워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런던=글·사진 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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