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통보 이후에도 외국인 동료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kt가 7년간 함께한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를 위해 작별 인사를 준비한다. 구단은 오는 2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홈경기에 앞서 송별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kt는 17일 "쿠에바스는 팀에 헌신한 상징적인 외국인 선수였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담아 예우를 갖춰 보내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경기 전 전광판에는 쿠에바스의 활약상이 담긴 영상이 상영되며, 구단은 기념품을 전달하고 선수단과의 단체 사진 촬영, 팬들과의 마지막 인사 시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쿠에바스는 2019년부터 kt의 유니폼을 입고 에이스 역할을 해왔다. 첫 시즌 30경기에서 13승 10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하며 재계약에 성공했고, 이후 2020년에는 10승 8패(ERA 4.10)를 올리며 꾸준함을 보여줬다.
특히 2021년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서 이틀 휴식만으로 등판해 삼성 타선을 7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봉쇄하며 kt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같은 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맹활약하며 창단 첫 통합우승 주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팔꿈치 부상으로 2022년 시즌 중 이탈했던 그는 이듬해 다시 팀에 복귀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복귀 시즌이던 2023년에는 18경기에서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하며 믿음직한 활약을 펼쳤고, 2024년에는 평균자책점 4점대에도 불구하고 171이닝을 소화하며 이닝이터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하지만 올해는 구위 저하가 뚜렷해지며 고전했다. 18경기에서 3승 10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부진했고, 6월 평균자책점 3.18로 반등 기미를 보였지만, 7월 5일 두산전에서는 다시 5실점을 기록하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kt는 결국 쿠에바스를 웨이버 공시하고, 대체 외국인 선수로 패트릭 머피를 영입했다.

퇴출 통보 이후에도 쿠에바스는 흔들림 없는 자세를 유지했다.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동안에는 기존 외국인 선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멜 로하스 주니어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떠나 한국에서의 마지막 추억을 만들었다.
지난 15일에는 수원 시내에서 열린 선수단 주최 송별회에도 참석해 새 외국인 투수 머피에게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을 떠나지만 은퇴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kt 구단 관계자는 "쿠에바스가 대만이나 멕시코 등 여러 해외 리그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안다"라며 "앞으로 다른 무대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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