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비약 이어 건기식도 판다”…약국과 다시 맞붙는 편의점

2025-03-11

해열제, 소화제 등 안전상비 의약품 판매를 놓고 약국과 갈등을 빚어온 편의점이 건강기능식품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그간 편의점 업계는 현재 안전상비약 품목을 지사제, 제산제 등으로 확대하고자 했지만 약사회 측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엔 다이소가 쏘아올린 건기식 유통 경쟁에 뛰어든 것인데, 또 한번 약사들과 갈등이 예상된다.

내년엔 전국 CU서 건기식 판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올해부터 직영점을 중심으로 건기식 판매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에는 전국 매장에 전용 제품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차별화된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주요 제약사와 본격적인 논의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전국 3000개 CU 매장은 홍삼, 비타민 등 건강식품(기타가공품) 판매대를 전진 배치하는 등 제품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K푸드 특화 편의점으로 문을 연 명동역점의 경우 건강식품과 피로 회복, 면역력 증진, 다이어트를 위한 건강기능식품 등 제품 30여 종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도 건기식 판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규 BGF리테일 가공식품팀 MD는 “편의점에서 손쉽게 건강식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이 크게 늘고 있다”며 “시장 수요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차별화된 건기식을 선보이기 위해 제약사와 협업 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비약 이어 약국과 재대결

앞서 다이소가 지난달 24일 제약사와 손잡고 3000~5000원짜리 건기식을 판매하기 시작하며 약사회와 제약사, 유통업계 간 긴장감은 극도로 높아진 상태다. 다이소에 건기식을 납품하던 일양약품이 닷새 만에 이를 철회하고 나서자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약사회가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은 아닌지 조사에 나섰다.

이미 안전상비약 품목 확대를 놓고 약국과 한 차례 충돌했던 편의점 업계는 건기식 판매로 약업계와 또 한 번 맞붙게 됐다. 지난 2012년 11월 도입된 안전상비약 약국 외 판매 제도는 심야·공휴일에도 감기약, 해열제 등 일반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작됐다. 편의점 업계는 설사를 멈추는 지사제(스멕타), 속쓰림을 막는 제산제(겔포스), 화상 연고 등도 판매할 수 있게 되길 원하고 있지만 관련 논의가 10년 이상 멈춰있는 상태다. 현재 편의점에서는 타이레놀 500mg, 판콜에이 등 11개 품목만 판매 중이다.

쑥쑥 크는 건기식 시장

팬데믹 이후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건기식은 유통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6조440억원에서 2030년 2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50대 이상이었던 건기식의 주요 소비층이 최근 유아동, 청년층으로 확대되며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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