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플러스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국내 화장품 유통시장의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화장품 기업들은 전략적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12일 업계 등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 등 대형 브랜드는 물론 다양한 중소 브랜드까지 아우르는 주요 유통 채널이다. 전체 화장품 유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로 알려졌다.
이에 타격이 가장 큰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은 긴급 현금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체 매출 중 홈플러스 비중이 최대 30%에 이르는 일부 중소 브랜드들은 미지급 대금 발생에 따른 경영 위기를 피하기 위해 신규 채널 개척에 적극 나섰다.
중소 브랜드들은 특히 CJ올리브영 등 H&B스토어 입점 확대에 집중하면서 오프라인 채널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동시에 쿠팡,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 입점을 서두르는 한편, 자사몰을 통한 소비자 직거래(D2C) 전략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대형마트 채널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소 브랜드들이 H&B스토어 입점 경쟁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H&B스토어와 온라인 중심의 유통 구조로의 전환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H&B스토어는 다양한 제품을 쉽게 접하고 체험하는 장점이 있어 앞으로도 더욱 다양한 국내외 브랜드가 입점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들은 홈플러스 비중이 5%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피해가 제한적이다. 이미 이들은 H&B스토어 및 온라인 채널로 유통망 다각화를 상당 부분 진행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홈플러스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마케팅 역량과 데이터 기반 소비자 맞춤 전략을 한층 더 강화할 계획이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자사몰과 온라인 플랫폼 판매 확대를 위한 디지털 전환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아모레퍼시픽 역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제품 마케팅과 온라인 판매 전략을 더욱 세밀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애경산업과 같은 중견기업들은 H&B스토어 입점과 함께 온라인 채널 확대라는 두 가지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기존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중심 판매 구조에서 벗어나 쿠팡, 11번가 등 온라인 채널 입점을 확대하며 판매 경로를 다양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와 직접 소통이 가능한 SNS 마케팅을 더욱 강화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유통 경로를 모색 중"이라며 "기존 전통 채널은 물론 온라인, H&B스토어, 다이소 등 성장 채널 입점을 통해 판매 경로를 다양화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소비자와 소통 채널로 SNS는 최근 가장 중요한 채널이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 강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번 홈플러스 사태가 국내 화장품 유통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철진 경제평론가는 "앞으로 브랜드들은 단순히 판매채널을 다양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 데이터를 정교하게 분석해 맞춤형 마케팅 역량을 키워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