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경주 담판 앞둔 시진핑…희토류·북한 카드 꺼냈다

2025-10-09

이달 말 경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대면 담판을 앞두고 중국이 희토류와 북한 카드를 꺼냈다. 중국에 고율의 관세와 대두 구매 등을 압박하는 미국에 맞서 정상회담에서 유리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9일 중국 상무부는 희토류와 관련 기술의 수출을 통제하는 제61·62호 공고를 발표했다. 상무부는 이날 세 가지 유형의 희토류 제품에 대해 상무부가 발행하는 이중용도(군용으로도, 민간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물자) 수출 허가증을 받도록 했다.

세가지 유형은 첫째, 해외에서 제조된 희토류 영구자석 소재와 희토류 타깃 소재 가운데 중국에서 생산된 희토류 가치가 0.1% 이상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둘째는 희토류 채굴과 제련 및 분리, 금속 제련 등에서 중국산 기술을 사용한 희토류 품목이다. 셋째는 중국에서 생산된 사마륨·디스프로슘 등 희토류 품목을 수출 통제 대상에 올렸다.

상무부는 이들 가운데 첫째와 둘째 항목 규제는 오는 12월 1일부터, 셋째 중국산 희토류는 공고일인 9일 바로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또 “14㎚(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의 로직 칩이나, 256층 이상 메모리 칩의 연구개발 및 생산, 이들 공정의 반도체를 제조하기 위한 생산 장비, 시험 장비 및 소재, 또는 군사적 용도의 인공지능 연구개발을 위한 최종용도 수출 신청은 사례 별로 승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반도체용 희토류 수출에 융통성을 시사하며 협상용 규제를 암시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규제 이유로는 안보를 내세웠다. 상무부 대변인은 “일부 해외 기관 및 개인이 중국에서 생산된 통제 희토류 품목을 군사 작전과 같은 민감한 분야에서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관련 기관 및 개인에게 양도하거나 제공했다”며 “이로 인해 중국의 국가안보 및 이익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희토류 수출 통제를 발표한 시점을 놓고 베이징의 외교 관계자는 “약 3주 앞으로 다가온 경주 미·중 담판을 위한 협상 카드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중국 권력서열 2위인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가 평양에 도착해 박태성 북한 내각 총리의 공항 영접을 받았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지난 2009년 이후 16년 만에 성사된 중국 총리의 방북 역시 중국의 대미 협상 카드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019년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 1박 2일 일정으로 평양을 전격 방문했던 것과 패턴이 일치한다는 이유에서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9일 “6년이라는 시차가 있지만 단순한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다”라며 “베이징이 미국을 상대로 ‘북한카드’를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중국 지도자의 북한 방문은 ‘외교적 보여주기’이자 전략적 배치”라며 “한반도 비핵화 실현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한반도 문제에 중국이 빠질 수 없음을 미국에 상기시키는 조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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