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 기자(story567@mk.co.kr),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인 이베이가 G마켓 소수지분 매각에 나선다.
2021년 신세계가 G마켓 경영권 지분(80.01%)을 인수하고 남은 지분에 대해 매각에 나선 것이다. 다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네이버 양강 구도로 재편되면서 11번가·티몬·위메프 등이 매각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G마켓의 소수지분 매각도 난항이 예상된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베이는 G마켓 지분 19.99%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021년 11월 3조5600억원이라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G마켓 지분 80.1%를 인수했다.
당시 G마켓과 옥션은 인수·합병(M&A)시장의 ‘알짜’ 매물로 꼽혔다. 출혈경쟁이 심각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15년 동안 안정적으로 흑자를 내는 유일한 플랫폼이었기 때문이다. G마켓과 옥션, G9 등을 전개하던 이베이코리아의 2020년 매출은 1조3000억원 영업이익 850억원을 기록했다. 당시엔 신세계의 SSG닷컴과 G마켓이 시너지를 낼 것이란 기대도 많았다.
하지만 쿠팡·네이버가 이머커스 시장 절반을 차지하게 되고,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마트 인수 후 G마켓의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G마켓은 321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엔 3분기까지 누적 적자가 341억원이다.
이베이가 파는 소수지분은 원칙상 이마트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해 먼저 살 수 있다. 하지만 이마트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시장서 사실상 실패한 상황서, 굳이 수천억원의 돈을 더 G마켓 인수에 투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베이는 이번 소수지분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커머스 업황이 중장기적으로도 쿠팡·네이버 이외엔 좋지 않다는 것이다.
이베이가 20% 지분을 팔기 위해선 원매자가 있어야 하는데, IB업계선 원매자를 찾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11번가·티몬·위메프 등도 수개월~1년 이상 매물로 나온 상황이지만 원매자가 없다.
아울러 2000년대 초반 G마켓 성공신화를 썼던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는 대규모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발생하면서 현재 구속 심사 출석 등 법적 절차에 들어간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분야는 원매자가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