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 지속되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57%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승업 교수, 연세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호규·이혁희 교수,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한아 교수 연구팀은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등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인에 관한 연구를 ‘미국소화기학회지(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게재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진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약 730만명을 12년간 추적 관찰했다.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은 이전까지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으로 불렸으나 비만·당뇨병·고지혈증 등 대사질환과의 밀접한 관련성을 강조하기 위해 최근 질환 명칭을 바꿨다. 알코올 섭취 없이도 간에 지방이 많이 끼어있는 양상이 확인되며 국내 인구 중 30% 이상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지방량이 늘어나고 염증 등을 동반해 병이 점차 진행될수록 지방간염, 간 섬유화, 간경변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연구진은 지방간 환자가 1가지 이상의 심혈관 위험인자를 보유하고 있을 때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으로 분류했다. 과체중(체질량지수 23㎏/㎡ 이상) 또는 복부비만(허리둘레 남성 90㎝ 이상, 여성 80㎝ 이상), 높은 혈압(130/85㎜Hg 이상), 높은 혈당 수치(100㎎/dℓ 이상), 낮은 HDL콜레스테롤 수치(남성 40㎎/dℓ 미만, 여성 50㎎/dℓ 미만), 높은 중성지방 수치(150㎎/dℓ 이상) 등 5가지 인자가 있거나 관련된 치료를 받는 경우다.
분석 결과,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 새로 발생하면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위험도가 28% 높았고, 지방간이 지속될 때는 57%까지 상승했다. 반대로 대사이상 지방간질환이 개선되면 질병이 지속되는 경우에 비해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16% 감소했다. 또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환자가 보유하고 있는 심혈관 위험인자가 5개인 경우 1개일 때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배 높았다. 위험인자 5개를 계속 유지하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은 2.6배까지 높아졌다.
김승업 교수는 “이번 연구는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유무와 심혈관 위험인자의 변화가 심혈관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수를 정량적으로, 또 지속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예측하고 맞춤형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