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레이스가 2주간의 깜깜이 구간에 접어들었다. 폭우 피해를 고려해 전당대회 호남 및 수도권 경선을 한 번 치러 8월 2일에 최종 결과를 발표하기로 결정한 결과다. 정청래 의원의 과반 낙승이냐, 박찬대 의원의 극적 반전이냐가 물밑 선거 운동에서 판가름 나게 됐다.
19~20일 충청ㆍ영남 경선에서 60% 넘는 지지를 받은 정청래 의원 측은 “호남과 수도권은 원래 우리가 우세한 지역”이라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박찬대 의원 쪽에서도 “2주의 시간을 벌었으니 끝까지 가봐야 안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호남과 수도권은 이번 전당대회 최대 승부처다.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국민여론조사 30%를 반영해 당 대표를 뽑는데, 권리당원의 70%가 호남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체를 100으로 놓으면 충청ㆍ영남 비중이 30, 호남이 30, 서울이 20, 경기·인천이 20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선 폭우 피해로 현장 선거운동이 어려운 여건이라 온라인 홍보의 중요성이 한층 커졌다. 정 의원과 박 의원은 21일 현장 일정은 수해복구 봉사활동만 수행했고, 대신 온라인을 통한 홍보에 열을 올렸다. 박 의원은 이날 배우 이기영 씨의 지지 선언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따뜻한 응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썼다. 67만명 유튜브 구독자, 14만명 페이스북 팔로워를 보유한 정청래 의원은 이날만 페이스북에 하루에 14개(오후 5시 기준) 메시지를 쏟아내며 소통했다.
일각에서는 “명심(明心)의 향배가 간접적으로라도 드러나면 판도가 아예 바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재명 지도부 2기를 배출한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서 초반 부진한 성적을 내던 김민석 최고위원(현 국무총리)을 이재명 대통령이 유튜브에 출연시켜 1등으로 당선시킨 것과 비슷한 그림이 나올 수 있단 것이다.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 찍어내기’를 했을 때 민주당이 ‘당무개입’ 비판을 그렇게 했는데, 그 리스크를 대통령이 감당하겠느냐”(수도권 의원)는 의견도 있다.

두 주자들의 상반된 이미지 전략의 성패도 관심사다. 정 의원은 충청ㆍ영남에서 승리를 견인한 ‘강력한 리더’ 모습을 계속 부각할 계획이다. 정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내란당은 뿌리 뽑아야 한다. 위헌정당해산 심판청구는 자연스런 시대적 흐름이 될 것이다”라며 국민의힘 해산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선거 과정 내내 “싸움은 내가 할 테니, 대통령은 일만 하십시오”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다.
반면 박 의원은 낮은 자세를 강조하며 ‘전직 원내대표’로서 정책 역량을 부각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전직 원내대표 박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박찬대의 정책과 실무, 리더십이 꾸준히 당심에 다가가고 있다”며 “박찬대는 한 번도 쉬운 도전을 해낸 적이 없다. 내란을 이겨내고 대선 승리까지 이끈 강한 정신력과 리더십으로 반드시 돌파해 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