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일 단판 승부로 민주당 대표 뽑는다…정청래 굳히기? 박찬대 역전?

2025-07-21

[예산=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정청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1일 충남 예산군 신안면 조곡리 수해복구 현장에서 최재구 예산군수로부터 피해 현황을 듣고 있다. 2025.07.21. [email protected] /사진=김명년

수해 복구를 위해 더불어민주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제2차 임시전국당원대회 잔여 순회경선이 내달 2일 통합경선으로 전환되면서 당 대표 레이스 구도에도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충청(대전·세종·충북·충남)·영남(부산·울산·경남·대구·경북)권 순회경선에서 압승한 정청래 후보가 승기를 잡았단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시간을 벌게 된 박찬대 후보가 추격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오는 26·27일 각각 예정된 호남권(광주·전북·전남) 및 경기·인천권 순회경선 일정을 내달 2일 서울·강원·제주지역 합동 순회경선과 통합해 치르기로 확정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전날 정청래·박찬대 후보 측과의 협의를 거쳐 이같은 내용의 권고안을 전준위 측에 전달한 바 있다.

박지혜 전준위 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다음 주 수요일(30일)부터 (잔여 지역에 대한) 통합 온라인 투표를 시작해 내달 2일 끝내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최고위원회 추인을 거쳐) 내일(22일) 당무위원회와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고 밝혔다. 오는 23일 예정된 두 번째 당 대표 후보 간 TV토론회를 포함한 일정 등과 관련해선 "선관위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의 이번 결정은 전국적으로 극심한 수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당내 선거전을 이어가는 것이 국민 정서와 맞지 않단 판단에서 내려졌다. 충청·영남권 순회경선의 경우 온라인 투표가 개시된 상황에서 수해가 발생한 탓에 현장 일정을 온라인 생중계로 전환했지만 잔여 일정의 경우 조정이 가능하단 것이다. 또한 충청·영남권 현장 일정 취소 직후 "선거 일정 전체를 미루자"는 박찬대 후보와 "다음 주(26일) 원샷 경선을 치른 뒤 수해 복구에 집중하자"는 정청래 후보의 제안 사이에서 절충점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선거 일정 변화로 두 후보의 레이스 전략 역시 수정이 불가피하다. 스스로 "놀랍다"고 했을 정도로 정 후보는 앞선 두차례 순회경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정 후보는 전날 열린 영남권 순회경선에서 4만869표를 얻어 득표율 62.55%를 기록했다. 19일 충청권 순회경선에선 3만5142표로 62.77%의 득표율을 나타냈다. 박 후보는 영남권에선 37.45%, 충청권에선 37.23%를 얻는 데 그쳤다.

(예산=뉴스1) 김기태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1일 충남 예산 신안면 조곡리에서 수해복구를 하고 있다. 2025.7.21/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예산=뉴스1) 김기태 기자

정 후보는 지금까지의 상승세를 8월2일까지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해 복구 현장에서의 적극적 움직임과 이와 관련한 이슈 선점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시·군 등 기초자치단체도 홍수나 폭우 상황에서 하천 수문 개방 명령 등 긴급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가장 많은 권리당원이 집중된 호남과 수도권에서의 역전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당 대표 선거 반영 비율은 권리당원 55%, 대의원 15%, 일반 국민 30% 등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온 이력을 전면에 내세웠던 것에서 벗어나 수해 피해 현장 곳곳을 찾아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현장 리더십'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실제 박 후보는 이날 오전 민주당 의원들의 수해 복구가 이뤄진 충남 예산을 방문한 뒤 오후엔 광주로 이동해 복구 활동에 참여하고 광주광역시 재난상황실을 점검했다.

당내 의견은 엇갈린다. 일각에선 정 후보 쪽으로 승기가 넘어갔단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정 후보 측에서도 선거 승리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수도권·호남 일정이 남은 만큼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단 반응이 뒤를 잇는다. 박 후보 측은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정 후보와 지지율 격차를 좁히던 상황에서 선거 일정 변화로 시간을 번 만큼 승산이 있다고 본다.

박 후보를 지지하는 한 재선 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대중적 지지도가 높은 정 후보를 박 후보가 꾸준히 쫓아 왔고 선거전이 전개될수록 두 후보의 지지도 역시 좁혀지는 양상을 보였다"며 "이번 선거 일정 변화는 박 후보에 기대 이상의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갤럽이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차기 당 대표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정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30%, 박 후보 지지율은 29%로 각각 집계됐다.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인 1%p 이내였다. 두 사람의 지지율은 전주와 비교하면 박 후보는 1%p 상승했고 정 의원은 2%p 하락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1일 오후 광주 서구 한 수해 피해 가구백화점을 찾아 수해복구 봉사활동에 참여하며 밀대를 이용해 흙탕물을 정리하고 있다. 광주에는 지난 17일 하루에만 426.4㎜의 비가 내렸다. 1939년 기상관측 이후 역대 최고 일 강수량으로 종전 기록인 1989년 7월25일 335.6㎜와 비교해 90.8㎜나 많았다. 2025.07.21. [email protected] /사진=

정 후보 측은 해당 여론조사의 경우 일반 국민을 상대로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 지지층이라고 밝힌 이들의 응답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당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이라고 밝힌 응답자 사이에서는 정 후보 지지율은 47%, 박 후보 지지율은 34%로 나타났다.

정 후보 측 인사는 "순회경선은 앞선 지역 선거 결과가 다음 지역 투표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승기를 잡은 후보에 부동층의 표가 집중되기 때문인데 후보가 적을수록 그 영향이 더욱 크다"며 "역대 전당대회에서 역전승이 쉽게 나오지 않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미 유리한 고지에 오른 상태기 때문에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지금과 같은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기사에 나온 여론조사는 지난 15~17일까지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방식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 12.8%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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