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이닝, 6시간39분 동안 진행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월드시리즈 3차전은 121년 MLB 역사에 명승부로 남았다. LA 다저스와 토론토는 총 19명의 투수를 썼고 609구를 뿌렸다.
양 팀 선발은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이후부터는 불펜 총력전과 야수들의 집중력 싸움이었다.
다저스 불펜 잭 드라이어는 8회 0.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경기가 이후 10이닝이 더 진행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했다. 드라이어는 현지 매체에 “벤치에서 이 랠리를 어떻게 끌어가야 하나 계속 고민했다. 스테이크도 먹었다”며 “(경기 양상이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에) 유니폼도 계속 갈아입고 더그아웃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음악도 틀었고 별 것을 다했다”고 말했다.
다저스 불펜 저스틴 로블레스키는 1.2이닝을 무실점으로 끝낸 뒤 7회 더그아웃으로 내려가 “주기적으로 클럽하우스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 결국 효과는 있었다”고 돌아봤다. 10회 등판해 2.2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한 에밋 시한은 “야수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정말 재밌고 멋진 경기였다. 교체돼 내려와서 샌드위치를 먹고 다시 더그아웃에 나가서 경기를 봤다”고 했다.
토론토 불펜 에릭 라우어는 12회 등판해 4.2이닝 동안 68구를 뿌리고 2피안타 무실점으로 헌신했다. 팀은 패배했지만 라우어는 선발 맥스 셔저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해 박수를 받았다. 라우어는 16회 교체돼 내려간 뒤 더그아웃에서 과일 접시는 손에도 대지 않았다. 라우어는 “아드레날린이 과하게 분비되면 음식을 먹었을 때 속이 불편할 수 있다. 배가 고팠지만 (당시 나의 몸 상태에서) 아무것도 바꾸고 싶지 않았다. 아드레날린이 나를 계속 움직이게 할 테니 더 이상의 연료는 필요 없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반면 야수들은, 특히 교체 없이 18이닝을 모두 뛴 경우라면 더더욱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다저스 유격수 무키 베츠는 경기를 마치고 “완전히 녹초가 됐다. 집에 빨리 가서 좀 쉬어야 할 것 같다. 내일(29일) 아마 다들 피곤할 텐데 그래도 월드시리즈 경기니까 혹시 늦잠을 자면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토론토 3루수 어니 클레멘트도 18이닝을 소화했다. 클레멘트는 “신체적으로는 그냥 먼지를 털고 나가면 되지만 정신적으로 훨씬 힘들다. 18이닝 동안 집중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며 “경기 중 더그아웃에서 수박과 바나나를 먹었다. 경기가 끝났으니 조금 이따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저스 3루수 맥스 먼시는 “경기가 막바지로 갈수록 배트가 정말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양 팀 선수들 모두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아마 모든 타자들이 너무 힘들어서 공을 그냥 밑으로 쳐내거나 파울로 쳐낸 경우가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연장 승부가 길어지면서 타자들이 힘에 부친 듯 공을 빗맞히는 경우가 늘었다.
18이닝 명승부 뒤에는 이렇게 지친 야수들의 호수비도 큰 지분을 차지했다. 한 경기에서 주루사만 6번이 나오는 진기록을 두 팀 야수들이 합작했다. 홈 플레이트 태그아웃도 한 번씩 주고받았다. MLB닷컴은 “주루사로 잡힌 아웃카운트 대부분은 계산된 위험이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야수들은 상대 수비진이 지쳤을 것을 예상하고 그들의 중계 플레이를 유도하는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했다. 그리고 수비진은 이런 도전에 맞서 싸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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