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이용자 건강 개선이 디지털 헬스케어 성공 키워드”

2025-04-16

“측정 단계에서 끝나는 대부분의 헬스케어 제품은 고객에게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어렵습니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으로 확장되기 위해선 측정 이후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제품이 계속해서 나와야 합니다.”

'정보통신의 미래를 생각하는 모임(정보통신 미래모임)' 2025년 3월 행사가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서 열렸다. 김진길 엠투웬티 대표는 '고령화사회 더 건강하고 스마트한 디지털 헬스케어'를 주제로 강연하며, 기업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헬스케업 산업에서 성공하기 위한 전략을 공유했다.

엠투웬티는 중저주파를 활용한 전기 근육 자극(EMS) 홈트레이닝 브랜드 '마요(MYO)'를 선보였다. 주파수 신호가 근육까지 도달하는 2000~6000㎐ 대역 중주파 기술을 활용, 별도 운동 없이 근육을 자극해 하루 20분만 사용해도 근력이 강화되는 CMB(Core Muscle Booster) 기술을 개발했다.

슈트를 착용하면 몸을 움직이기 힘든 뇌졸중, 장기 입원 환자, 초고도 비만 환자 등도 고강도 운동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여기에 20가지 운동 영상 콘텐츠를 직접 따라할 수 있는 스마트미러 '마요홈'을 함께 출시했다. 의료기기 업체와 협업해 체성분, 골격 균형 같은 건강정보 측정 기능을 추가한 '마요 프로'는 운동시설, 재활병원, 요양원 등을 공략한다.

김 대표는 '무병장수'가 무엇보다 중요해진 흐름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생존 키워드를 찾았다. 평균 수명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아프면 무의미하다는 인식도 함께 확산됐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20세기 초 48세였던 평균 수명이 현재 70대 후반까지 온 요인으로 수질 개선을 꼽는다”면서 “평균 수명 100세를 넘어 120세 시대에 도달하려면 신체 내부 요인이 관건이고, 어떻게 근육을 건강하게 유지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근육의 중요성은 세계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017년 근감소증에 질병코드를 부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근육량 감소가 만성질환, 삶의 질 저하, 심지어 사망까지 초래한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이에 비해 근감소증 치료 방법은 부족하다. 김 대표는 “근감소증에 대한 뚜렷한 처방 없이 열심히 운동하라고 조언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관절이 퇴화된 60세 이상 고령 인구만의 운동법과 근육 강화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엠투웬티는 EMS가 우주인의 운동에 도입되는 것에서 답을 찾았다. 우주인이 무중력 상태인 우주에서 근육을 소실, 지구에 돌아오면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든 경우가 많다. 러시아 우주항공국은 전기 자극으로 근육을 수축·이완, 무릎이나 팔 관절을 쓰지 않고도 우주인의 고강도 운동을 가능케 했다.

이어 동물과 인체시험으로 중저주파의 근육·이완 효과를 확인한 엠투웬티는 개인화와 데이터 접목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화했다. 단순히 슈트만 착용하는 것이 아닌 홈트레이닝으로 운동 효과를 극대화하도록 스마트미러를 구현하고, 체성분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적합한 식단과 운동 프로그램 등을 추천한다.

회사는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운동 효과 극대화를 모색하고 있다. 거울에 부착된 AI가 사용자 몸 상태를 파악하고 적합한 운동을 추천하면서 지속적인 운동을 유도하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슬개골 치료기기도 개발하는 등 EMS 기술 확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김 대표는 10여년간의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시중에 나온 제품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신체를 측정하는 정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현재 미국은 온라인 검진, 진단, 이미징, 임상, 버추얼 케어, 의료 AI, 업무 자동화 등 다양한 축으로 성장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바이오·헬스케어 제품이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진단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단 이후 내 삶이 실제로 변화하는 솔루션을 제공해야 매출을 실현하고 산업까지 확장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대유행을 지나면서 의료시장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무게 축이 전환된 가운데, 미국 당뇨·고혈압 관리 서비스 기업 리봉고 헬스가 원격의료기업 텔라닥에 인수된 사례를 예로 들었다. 만성질환 진단을 받은 환자가 리봉고의 건강관리 시스템을 사용하며 증상 완화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봉고는 개인화된 의료 조언 추천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김 대표는 건강 데이터가 축적되면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과 이종 산업의 융·복합은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엠투웬티는 단순히 근육 운동에 머물지 않고 실버산업, 식품업체, 보험업체 등과 협업해 시장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하려는 스타트업도 사용자를 진단하고 병원 안내로 끝나는 것이 아닌, 다른 사업으로 확장하면서 사용자에게 실익을 줄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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