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젠가 직장 동료들과 e스포츠 팀을 꾸리는 게 목표입니다.”
인도 델리 야쇼부미 컨벤션 센터에 차려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 e스포츠 대회 ‘BMIC 2025’ 행사장. 지난 2일 이곳에서 만난 아만은 “인도에서 BGMI는 대중적 게임”이라며 “매일 업무가 끝나면 직장 동료들과 3시간씩 게임을 한다”고 말했다. 한때 프로 게이머를 지망했던 그는 학업과 취직 등 현실적 이유 때문에 꿈을 잠시 접었지만, 요즘에도 연습을 계속한다. 아만은 “인도에는 e스포츠 선수들의 다양한 성공 사례가 있다. 이들 덕분에 우리도 여전히 프로 e스포츠 선수가 되는 꿈을 꾼다”고 말한다.

이날 행사장을 가득 메운 인도 젊은이들은 BGMI와 e스포츠에 흠뻑 빠져있었다. 선수단이 입장할 때면 펜스에 매달려 하이파이브를 건넸고, 주최 측이 마련한 데모 매치를 체험하기 위해 30m도 넘는 긴 대기줄도 마다하지 않았다.
누구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경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BGMI는 인도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게임이 됐다. 인도의 유명 e스포츠 해설자 니라즈 상글은 “BGMI 출시 후 e스포츠 인기가 폭발적으로 커졌다. 지금은 BGMI가 e스포츠를 넘어 인도 모바일 시장 전체에 어마어마하게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BGMI를 통해 사람들이 커리어를 쌓거나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예전엔 자녀의 게임 이용을 탐탁치 않아 했던 인도 부모들이 최근도 태도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인도의 프로구단 ‘오랑우탄’ 소속 선수들은 3500달러(약 500만원) 수준 월급을 받는다. 연봉으로 환산하면 6000만원인데, 이는 인도 1인당 GDP(약 380만원)의 15배가 넘는 금액이다. 현지 젊은이들에게 압도적으로 인기를 끄는 e스포츠 구단 앞에는 돈 다발을 들고 찾아온 대기업들이 줄을 선다. 야시 바누샬리 오랑우탄 구단주는 “현재 인도 오토바이 업체 TBS,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아이쿠(IQOO), 스포츠용품 업체 푸마 등 다양한 회사에서 스폰서십을 받고 있다”며 “유니폼 같은 경우 슬롯(광고 공간)이 가득 차서 더이상 스폰서를 받을 수 없는 지경”이라고 말했다.
BGMI 흥행, e스포츠 생태계 확장, 상업성 확대 순서로 이어지는 스케일업 구조는 크래프톤이 e스포츠 운영에 공 들이는 이유기도 하다. 손현일 크래프톤 인도법인장은 “BGMI가 e스포츠를 통해 스트리밍 중계와 결합된 덕에 유저들이 게임을 할 때나 안 할 때나 계속 BGMI에 노출되는 효과가 있다”며 “하드코어 유저들은 e스포츠 선수들의 수준 높은 게임 플레이를 보면서 재미있어하는 걸 넘어 배우고 싶어하고, 그 선수들이 게임 속에서 타는 차 또는 입는 옷을 자기도 구매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에서 ‘나 게임 한번 해볼까?’라고 할 때 BGMI가 가장 먼저 떠오를 수 있도록, BGMI를 더욱 성장시키고 이 지식재산(IP)을 프랜차이즈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최근 게임 등 문화콘텐트 전문가 육성 기관(IICT)을 설립하고, e스포츠 지원 정책을 발표하는 등 업계 진흥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크래프톤 역시 e스포츠 대회를 확장할 계획이다. 카란 파탁 크래프톤 인도법인 e스포츠 부문 부이사는 “현재 인도에서 운영하는 4개 대회(BGIS, BMPS, BMSD, BMI)에 이어, 내년에는 4개의 오픈 챌린지 대회를 지원해 총 8개 대회를 운영하겠다”며 “리쿠르트 차원에서 라이징 스타 프로그램과 캠퍼스 대회도 내년에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델리(인도)=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더중앙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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