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의 날 릴레이 기고] 농업의 근간이 되는 ‘흙’…“미래를 위해 보전해야”

2025-02-20

법정기념일인 흙의 날(3월11일)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농민신문’은 이날을 기념해 흙의 소중함과 보전 필요성을 알리고자 농업계와 소비자단체가 함께하는 릴레이 기고를 연재한다.

흙은 우리의 소중한 자원이다. 농업의 필수 요소인 흙은 도시화와 산업화의 진전으로 계속해서 오염돼 농산물 안전과 국민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농업의 근간이 되는 흙의 소중함과 보전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우리나라는 10년 전인 2015년에 3월11일을 흙의 날로 제정해 2016년부터 매년 기념하고 있다.

3월11일을 흙의 날로 제정하게 된 이유는 한국에서 숫자 ‘3’은 우주를 구성하는 하늘(天)·땅(地)·사람(人)의 ‘3원(三垣)’을 상징하는 것과 관련이 깊다. 농업·농촌·농민의 ‘3농’, ‘뿌리고 기르고 수확한다’는 3가지 농업활동, 그리고 흙(土)의 한자를 풀면 11(‘十+一=土’)로 볼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도 3월은 영농 시작 시기로 흙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때이기에 제격이다.

일상에서 흙의 중요성을 느끼거나 깨닫는 계기를 마주하긴 어렵다. 왜냐하면 물과 공기는 오염되면 냄새·맛·색깔 등 오감을 통해 알 수 있지만 흙은 오염돼도 인지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토양 오염은 확산이나 전달 속도도 느리다. 물과 공기를 통해 오염되기도 하고, 반대로 물과 공기를 오염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 등 매우 복잡하고 해석하기 어려운 대상이 흙이다.

한국은 인구가 줄어서 걱정이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인류는 인구 증가와 식량 수요 증대에 직면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팜·수직농장 등 흙이 없는 배지(인공토양) 재배가 늘어나면서 흙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어 우려스럽다.

흙은 식물이 뿌리를 내리고 영양분·수분을 흡수하는 토대다. 식물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영양분도 저장·공급한다. 빗물을 흡수한 뒤 지하수로 스며들게 수자원을 확충한다. 유해물질을 흡착·분해해 환경을 정화하는 한편 이산화탄소를 저장해 기후변화 완화에도 기여한다. 흙의 날을 맞아 흙의 소중함과 보전 필요성을 다시 한번 새기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승헌 한국토양비료학회장·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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