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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OO, 새마을금고 이사장 당선 축하드립니다.” 농촌지역 면 단위에서 살던 우리 집에 경사가 났다. 태어나 지금까지 오빠는 고향을 지키고 있으며 아버지 사업체를 물려받아 일을 하던 중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된 것이다.
필자는 딸이고 어려서인지 사실 어떤 자격으로 그 자리에 가게 되는지도 모르고 그 자리가 겁나게 대우받는 자리인지도 몰랐다. 그 일은 우리 동네 주민들이 입금하고 돈 빌려주고 이자 내는 통상적인 은행으로 알고 있는 정도였다.
오빠가 이사장이 된 후에도 버스터미널에 가기 위해 금고 앞을 지나간 기억은 있지만 단 한 번도 그곳에 간 적도 누구에게 오빠를 부탁한 적도 없던 시절이었다.
그런데 최근에야 새마을금고 이사장도 역사상 첫 전국동시를 통해 뽑으며 선거 과정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여한다는 뉴스를 보면서 이전에는 총회나 대의원회에서 선출하는 간선제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여하튼 얼추 나이 좀 먹다 보니, 대통령선거에서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도의원, 시의원까지 많은 선거에 투표를 하였다.
필자는 선거과정에 투명성,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선관위에 방송토론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늦은 시간까지 토론회 생방송에 참여하며 모니터링을 하였고, 사회자의 진행 멘트까지 공정성 여부를 확인하였다.
방송 중 상대방 질문 시간에 고성이 오가고 어느 때는 후보자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고 허위사실이라며 소송이 진행되어 당선 후에 자리를 내놓은 비참한 결론도 보았다.
얼마 전에도 허위사실 유포로 천당과 지옥을 오고가는 소송건이 결정되어 희비가 엇갈렸고 현재 진행 중인 사건도 있다.
이번 새마을금고 이사장선거가 처음으로 선관위에 위탁하여 관리되는 만큼 투표용지부터 개표까지 전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후보자는 물론 투표권을 가진 해당 금고 회원 모두 법을 지켜야 한다.
도내에는 51곳(직선제 28곳, 간선제 23곳)에서 선거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현역에 프리미엄이 있는지, 신인에게 유리할지는 모른다.
우리 단체는 1372 소비자 상담 중 의료, 보험, 금융 집중 상담창구를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단체에서 금융에 관심을 갖는 이유 첫 번째는 이용소비자피해 예방이다.
금융사의 피해는 결국 금융소비자에게 전가되기 때문이다. 이는 새마을금고의 대표자를 잘 뽑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어수선한 시국이지만 어느 국민, 어느 소비자 한 명의 사재기도 없으며 어느 금융권 단 한 곳도 돈을 인출하기 위해 줄을 서는 일이 없는, 우리는 단단하고 내공 깊은 국민이고 도민들이다.
이러한 현상은 어느 계층과 지도자 한 사람으로 결정되지 않는 대다수의 상식과 믿음이, 사적이지만 공적 역할로 우린 지금까지 살고 있기 때문이다.
새해 처음 시작하는 새마을금고 이사장선거 역시 개인도, 공적영역도 성공하는 선거가 되었다는 뉴스를 따스한 봄과 함께 들려오길 기다려 본다.
김보금 <전북소비자정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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