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세 이상 고령층의 ‘황혼재혼’이 최근 들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령 재혼자는 역대 최고치인 6326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남성은 3896명, 여성은 2430명으로 남성의 재혼 건수가 더 많았다. 10년 전인 2015년 고령 재혼자가 3741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70% 증가한 수치다.
인구 감소와 나홀로족 증가 등으로 전체 재혼자 수는 2005년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고령자 재혼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전체 재혼자 가운데 고령자의 비중이 1%대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9.6%까지 늘어나 재혼 가정 10곳 중 1곳이 고령 재혼인 상황이다.
재혼 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에 따르면, 많은 고령자들이 무미건조한 삶에서의 탈피, 불안한 노후에 대한 대책, 사회적 지지·희로애락의 공유 등의 이유로 황혼재혼을 결정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고령 여성의 황혼재혼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2015년 1069명이었던 황혼재혼 고령 여성은 2024년 2430명으로 2.4배 늘었다. 지난 10년간 고령 여성 황혼재혼 연평균 증가율은 8.6%로, 같은 기간 남성(3.8%)의 두 배를 웃돈다. 사회적 인식 변화로 고령 여성들이 보다 당당하게 황혼재혼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온리유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여성 상담자의 약 60%는 연상도 싫어하지는 않지만, 실제로는 연하나 동갑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배우자 조건으로 외모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단신, 노안, 왜소 체형, 비만 등이 기피 요소였다.
또한 보수적이거나 권위적인 성향보다는 따뜻하고 다정다감하며 배려심 있는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도 드러났다.
손동규 온리유 대표는 “고령 여성이 연하 남성을 선호하는 것은 최근 나타난 황혼재혼 트렌드로, 고령 여성들은 재혼 후 배우자와 격의 없이 친구처럼 지내고 싶다는 의견을 자주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령 남성은 빚이 없고 최근까지 일을 해왔거나 계속 일할 수 있는 여성, 연금 수혜자 또는 임대업 등 고정 수입이 있는 여성을 주로 선호하고 있었다. 손 대표는 “남성도 전처와 이혼하면서 재산 분배 등으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재혼할 여성이 다소나마 재산을 보완해주길 희망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