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더중플 - 이건희 홍라희 마스터피스
가족 생각 많이 나는 명절입니다. 오늘의 추천!더중플은 ‘이건희 홍라희 마스터피스(https://www.joongang.co.kr/plus/series/207)’입니다. 이건희 삼성회장 사후 기증된 한국 근현대 미술품 속 사랑 이야기입니다. 식민지와 전쟁을 겪은 이 땅에서 그려지고, 오늘날까지 살아남아 전해지기까지 어느 한 점 사연 없는 그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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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을 함께 하고 70년을 그리워했다…이중섭의 아내 이남덕
제주도에 도착하니 매우 춥고 눈이 내려서 깜짝 놀랐습니다. 항구에서 서귀포 교회까지 가는 데 수일이 걸렸습니다. 배급받은 식량이 떨어지면 농가를 찾아가 식사를 해결하기도 하고, 마구간 같은 곳에서 잠을 자기도 했습니다. 아고리(이중섭을 부르는 애칭)와 둘이서 ‘우리 꼭 예수 같네’ 하면서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아내 야마모토 마사코의 회고)
이 낙천성이 이들의 사랑을 전설로 만들었다. 노모를 두고 1950년 12월 원산항에서 월남한 이중섭 가족은 피란지 부산을 거쳐 1951년 1월 제주로 간다. 외할아버지는 초대 평양상공회의소 회장이었고, 형은 원산 최초로 백화점을 열었다. 부족함 없이 살다가 하루아침에 모든 걸 잃고 제주까지 흘러들어온 이중섭. 그러나 서귀포에서 지낸 1년 동안 그가 그린 그림에는 추위도 배고픔도 없었다. 이건희컬렉션에 포함된 ‘가족과 첫눈’(1950년대)도 그렇다.
이중섭은 1939년 도쿄 문화학원에서 한 해 후배인 야마모토 마사코를 만난다. 도쿄에서, 또 원산으로 돌아간 뒤에도 꾸준히 직접 그린 엽서를 보내며 마사코에게 구애했다. 글 없이 그림으로만 채운 작은 관제엽서는 이건희컬렉션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2차 세계대전 말 공습이 이어지던 도쿄에 이중섭은 전보 한 통을 보내 ‘프러포즈’했다. “마사코와 결혼을 서두름. 자세한 것은 편지로 보내. 편지 줘.” 마사코는 포화 속 대한해협을 건너 부산ㆍ서울을 거쳐 원산까지 갔다. 이중섭은 목숨 걸고 시집온 아내를 ‘이남덕’이라고 불렀다.
제주에서 부산으로 돌아온 뒤 이중섭은 아내와 두 아이를 일본으로 떠나보낸다. 결혼 7년 만이었다. 절절한 편지화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가족의 장래를 위해 목돈 마련에 여념이 없다”며 그림을 그리던 이중섭은 1956년 세상을 떠났다. ‘이중섭의 아내’ 마사코는 1976년에야 ‘남편의 나라’에 올 수 있었다. 2022년 8월 13일 이중섭의 곁으로 돌아갔다. 101살, 7년을 함께 지내고 70년을 그리워한 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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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간 남편 70년 그리워하다…사랑꾼 이중섭 '구애 엽서화'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0144
피카소 뺨치게 좋았다…사라진 이중섭 그 '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1779
신혼집 ‘쌍둥이 그림’으로 돌아왔다…백남순ㆍ임용련의 ‘에르블레 풍경’
나무에 둘러싸인 채 우뚝 솟은 성당의 첨탑, 오른쪽 위 가장자리에 ‘N.S.Paik 1930’ 달필의 서명이 선명하다. 이건희컬렉션으로 세상에 알려진 ‘낙원’(1936)에 남아 있는 백남순(1904~94)의 서명과 일치한다. 또 다른 이국적 풍경화에도 왼쪽 가장자리에 백남순의 서명이 있다.
백남순의 프랑스 유학 시절 초기작이 최근 세상에 알려졌다(중앙일보 1월 2일자 18면). 남아 있는 백남순 작품 중 가장 오랜 것이다. 소장자는 “지난해 초 파리의 작은 경매에서 샀다. 파리에 사는 사람이 내놓은 유품에 포함돼 있었다. 그림과 가구, 오래된 책 등 여러 상속 물품이 나온 온라인 경매였다”고 말했다. 화랑협회 감정평가위원회는 지난달 이 두 점을 진품으로 판정했다.
백남순은 처음으로 파리에 유학한 한국 여성화가다. 여기서 만난 임용련(1901~50)과 결혼, 부부 서양화가 1호이기도 하다. 임용련은 배재고보 재학 중 3ㆍ1운동에 가담해 경찰의 수배를 받자 중국으로 피신했다. 상해임시정부의 도움을 받아 미국으로 건너갔고, 예일대 미대를 수석 졸업하면서 유럽미술연구 장학생으로 파리에 갔다가 백남순을 만났다. 두 사람은 파리 근교의 에르블레 성당에서 혼배 미사를 보고 이 마을에 신혼방을 얻었다. 그림 속 풍경은 지금도 남아 있는 성당의 모습과 유사하다. 서명과 화풍, 소재뿐만이 아니다. 그림이 백남순의 것이라는 결정적 근거가 또 있었다. 화랑협회 감정평가위원인 홍익대 김이순 명예교수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임용련의 ‘에르블레 풍경’과 같은 크기, 같은 재료라는 점도 중요한 근거가 됐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귀국해 서울에서 ‘부부 양화전’을 열었다. 임용련이 평북 정주 오산학교에 영어ㆍ미술 교사로 부임하면서 정주에서 20년 가까이 지냈다. 백남순은 남편과 함께 미술반을 이끌며 이중섭ㆍ문학수를 가르치기도 했다.
한국 근대미술의 선구자였지만 남은 그림이 거의 없다. 피란길에 오르며 정주 고읍역 창고에 모아둔 두 사람의 그림은 포격으로 전소했다. 해방 후 서울로 온 임용련은 미군정에서 일하다 6ㆍ25 때 공산군에 처형됐다. 7남매를 데리고 부산으로 피란 간 백남순은 1964년 자녀들이 있는 미국으로 이민 갔다. ‘잊혀진 화가’였던 그는 1981년 ‘계간미술’(지금의 ‘월간미술’) 인터뷰로 세상에 알려졌다. 기사를 본 친구 민영순 씨가 백남순의 ‘낙원’과 임용련의 ‘에르블레 풍경’을 가지고 있다고 제보했다. ‘낙원’은 민씨가 전남 완도로 시집갈 때 백남순이 선물로 보낸 8폭 병풍화다. 민 씨는 “‘낙원’을 보내줬듯 세상을 뜬 남편의 분신과도 같은 '에르블레 풍경'을 미국으로 보내겠다”고 했지만 백남순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해 임용련이란 화가가 있었음을 세상에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덕분에 이번에 파리의 경매에서 나온 풍경화가 임용련의 ‘에르블레 풍경’과 같은 시기, 같은 재료로 부부가 각각 그렸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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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가 세상에 알린 '낙원'…이중섭 스승, 전설의 女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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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더중플 - 이건희 홍라희 마스터피스
백남준에 "넥타이 풉시다" 컬렉터 이건희의 첫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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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 없는 중졸의 40대 화가…이건희는 '호암 650평'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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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행본 '아주 사적인 미술관: 이건희 홍라희 마스터피스'(중앙북스)로도 만나실 수 있습니다.